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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마하티르 전 총리 “한국은 말레이의 모델”

입력
2018.04.16 16:4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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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총선 이기면 최고령 국가원수

“이명박은 내 친구… 구속 소식 놀라”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15일 오후 북부 휴양섬 랑카위에서 열린 모임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손을 들어 답하고 있다. 랑카위=정민승 특파원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15일 오후 북부 휴양섬 랑카위에서 열린 모임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손을 들어 답하고 있다. 랑카위=정민승 특파원

아흔이 넘은 나이에 또다시 대권 도전에 나선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전 총리가 한국에 대해 ‘말레이시아의 발전 모델”이라고 극찬했다. 또 한국의 경제성장 배경에는 국민들의 높은 민주주의 의식과 그에 따른 정치적 안정이 자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16일 한국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말레이시아는 과거 한때 한국과 같은 수준이었지만, 지금 한국은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우리가 범접할 수 없을 만큼 높은 경제성장을 일궜다”고 말했다. 또 두 나라의 운명을 가른 결정적 요인을 정치에서 찾았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세계 어디에도 정치 문제가 없는 곳은 없다. 하지만 한국은 경제, 산업 측면에서는 물론 정치적으로도 배울 것이 많은 말레이시아의 모델이 되는 나라”라고 말했다. 다음달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한국과의 정치, 경제적 교류 강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재임기간(1981-2003) 한국과 일본의 정책을 벤치마킹하는 ‘동방정책(Look East)’을 통해 국가 주도의 경제개발 계획을 추진한 바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자신의 친구라고 소개한 그는 “비리 혐의로 구속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크게 놀랐다”며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한국의 시스템이 잘 하겠지만, 그를 다시 한번 만나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마하티르 전 수상 재임 당시 현대건설 등이 페낭대교 건설 등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한 바 있다.

말레이시아의 ‘중흥기’로 통하는 1980~90년대를 이끈 마하티르 전 총리는 나집 라작 현 총리가 국영투자기업(1MDB)에서 수십억달러 나랏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그를 몰아내기 위해 야권 지도자로 변신했다.

전날 랑카위 파당마시랏에서 열린 신야권연합, 희망연대(PH) 지지자 모임에서도 그는 “야당 탄압은 물론, 돈으로 유권자들을 매수하는 등 불법을 저지르는 정부와 여당(국민전선ㆍBN)에 우리가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며 “세상에 이렇게 심각하게 기울어진 경기장(Unlevel fields)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정부ㆍ여당은 선거구를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획정하는 한편, ‘가짜 뉴스 법’을 만들어 비우호적 언론에 재갈을 물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올해 93세의 마하티르가 총선에서 승리해 다시 집권한다면 세계 최고령 국가원수로 기록된다. 마하티르 총리는 고령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듯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 없었다. 향후 당선되더라도 그 자리에 영원히 머물 것도 아니다. 제대로 된 정부를 구성해서 정상 궤도에 올리고 나면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대책과 관련해 반기를 들었다는 이유로 직접 실각시켰던 안와르 전 부총리와도 최근 극적으로 화해, 집권시 현재 동성애 혐의로 수감 중인 그를 조기 석방해 ‘드림팀’을 꾸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랑카위(말레이시아)=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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