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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봉합 손길 보낸 홍준표에… “변한 것 없다” 퇴짜 놓은 중진들

입력
2018.04.12 16:1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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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대표, 13일 만찬 제안했지만

“지방선거 공천 등 사당화 우려”

反洪중진 대부분 불참의사 밝혀

자유한국당 심재철(왼쪽부터), 유기준, 이주영, 정우택, 나경원 정진석 의원이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중진의원 모임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심재철(왼쪽부터), 유기준, 이주영, 정우택, 나경원 정진석 의원이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중진의원 모임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연탄가스' 막말을 퍼부은 중진 의원들에게 화해의 손길을 건넸지만 퇴짜를 맞고 있다. 홍 대표 리더십의 근본적 변화가 없는 한 중진 의원들도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태세여서 당의 명운이 걸린 지방선거를 앞두고 적전분열 갈등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홍 대표는 막말 논란의 대상이 된 중진 의원들에게 13일 만찬 일정을 제안했다. 한 중진 의원은 12일 통화에서 “이번주 초 홍 대표 측으로부터 뜬금없이 저녁을 함께 먹자는 연락이 왔다”면서 “그 자리의 참석 대상이 누군지도 불분명해 참석하기 껄끄럽다”고 불참의사를 밝혔다. 또 다른 중진 의원도 “‘연탄가스’라는 말까지 들은 상황에서 진정한 사과도 없이 저녁 자리를 함께할 수 없다”고 했다. 홍 대표 측은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에게 참석을 제안했고 이주영 의원 등 몇몇 의원은 참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중진 의원들은 이날 세 번째 모임을 갖고 홍 대표의 근본적 변화를 거듭 촉구했다. 이날 모임에는 이주영⋅나경원⋅유기준⋅정우택 의원 등 반홍(反洪) 중진 4인방 이외에 심재철⋅정진석 의원도 참석했다. 앞서 중진 의원들은 홍 대표에게 ▦민주적 당운영 ▦진중한 언행 ▦공천투명화 등 7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한 바 있다.

홍 대표에게 먼저 포문을 연 건 심재철 의원이었다. 심 의원은 “(홍 대표가) 없앴던 중진회의를 빨리 열어 독단과 불통을 희석시키는 것이 당의 지지율 제고에 도움이 된다”면서 “공동선대위를 조기 발족하고 홍 대표는 잠수를 타시기 바란다”고 직격탄을 퍼부었다. 사실상 홍 대표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요구다. 실제로 당 내에서는 홍 대표의 이미지가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아 지역 방문을 꺼리고 있다는 얘기도 일부 나오는 상황이다.

유기준⋅나경원 의원도 ‘홍준표 사당화’를 우려했다. 유 의원은 “어떤 말을 했다고 해서 그것이 당 대표에 대한 비난이라고 바로 징계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전날 해당 행위를 이유로 당원권 정지 3년 징계처분을 받은 김정기 전 노원병당협위원장을 거론했다. 나 의원도 “요구한 사항이 있는데 대표께서 바뀌는 것도 변한 것도 없다”면서 “사실상 이번 공천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경남 창원 시장 후보로 홍 대표 측근인 조진래 전 경남 정무부시자가 전략공천돼 당내 반발을 야기한 부분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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