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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트럼프 ‘45분 만의 OK’에 김정은도 놀랐다

입력
2018.04.0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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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1.5트랙 회의 북측 참석자

“북미 정상회담, 내년쯤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스캔들 무마하려 속도전” 분석도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방북 성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방북 성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정상회담 제안을 45분 만에 수용한 건 김 위원장이 미처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전격적 결정이었다는 북측 인사의 전언이 나왔다.

외교 소식통은 4일 “핀란드 1.5트랙(반관반민) 대화에서 북측 대표 중 한 명이 ‘내년쯤으로 시기를 예상하고 (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제안한 건데 트럼프가 45분 만에 제의를 받는 바람에 당황했다’고 털어놨다는 우리 측 회의 참석자의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20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열렸던 핀란드 1.5트랙 대화에서는 남ㆍ북ㆍ미의 전ㆍ현직 관료와 학자들이 모여 한반도 정세 전반을 논의했다.

실제 미 현직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간 첫 북미 정상회담 합의는 전광석화처럼 이뤄졌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8일 백악관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김 위원장의 “조기에 만나자”는 제안을 전해 듣자마자, 지체 없이 “5월 안에 만나자”고 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 결정에는 자신이 연루된 포르노 스캔들의 영향이 컸으리라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 분석이다. 정부 소식통은 “트럼프가 (북미 정상회담을) 일찍 받아버린 건 자국 내 포르노 스캔들 무마가 급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정 실장 회동이 있기 전인 7일부터 CNN 등 현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과 전직 포르노 배우 스테파니 클리포드의 스캔들을 집중 보도하던 상황이었다.

애초 김 위원장은 고위급 회담 수준의 접촉을 염두에 뒀고 정상회담은 상황 추이를 봐가며 추후에 결정하자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김 위원장은 여동생 김여정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 등 양측 2인자 수준의 접촉 성사를 기대했지만, 뜻밖에 미국이 정상회담 제안을 그대로 받았다고 정부 핵심 당국자에게 들었다”고 전했다.

최근 정황을 보면 북한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북미 정상회담 관련 일체의 보도 및 논평을 하지 않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안보 진용을 강경파로 교체하자 지난달 26일 서둘러 북중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김 위원장이 북중 정상회담에서 ‘단계적ㆍ동시적 조치’라고 언급한 것도 비핵화를 강하게 밀어붙이려는 미국의 속도전이 버거웠기 때문이었을 거라고 외교가에서는 보고 있다.

박재현 기자 remake@hankookilbo.com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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