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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의장대 사열ㆍ호화연회… 김정은에 트럼프 수준 특급 의전

입력
2018.03.28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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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중국 중앙TV가 공개한 영상에서 시진핑(앞줄 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앞줄 오른쪽)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댜오위타이 내부를 안내하고 있다. 중앙TV 화면 캡처 연합뉴스
28일 중국 중앙TV가 공개한 영상에서 시진핑(앞줄 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앞줄 오른쪽)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댜오위타이 내부를 안내하고 있다. 중앙TV 화면 캡처 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초청으로 베이징을 방문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이틀 간의 짧은 베이징 방문 기간에 환영 만찬과 환송 오찬 등 두 차례 연회를 열고 손수 김 위원장에게 차를 따라 주는 등 시 주석의 김 위원장 대접이 지난해 ‘황제의전’으로 화제가 됐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대접 못지않았다는 것이다.

중국 CCTV가 공개한 일정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2011년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방중한 것처럼 특별열차를 이용해 26일 오후 베이징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첫 일정으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뒤 국가 정상 방중 때 행해지는 의장대 사열을 했다. 중국은 의장대 사열도 공개 활동을 꺼리는 김 위원장을 배려해 인민대회당 내에서 진행했다.

김 위원장을 위한 저녁 환영 국빈만찬은 인민대회당에서 가장 호화로운 내부 장식으로 유명한 진써다팅(金色大廳)에서 열렸다. 진써다팅은 올해 양회(兩會ㆍ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이 열린 곳이자 중국이 중요 행사를 할 때 주로 사용하는 장소다. 만찬에는 상무위원 전원이 참석했던 트럼프 대통령 환영 만찬보다는 못하지만,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왕치산(王岐山) 국가 부주석, 왕후닝 정치국 상무위원과 양제츠 정치국원 등 핵심 요인들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 숙소는 중국 영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臺) 내 가장 좋은 숙소인 18호각이었다. 외국 정상들이 베이징을 방문할 때 주로 투숙하는 곳으로 조부 김일성 주석과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베이징 방문 당시 묵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 부부는 이튿날 ‘베이징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중관촌(中關村) 중국과학원에 들러 ‘중국과학 혁신성과전’을 참관한 뒤 댜오위타이로 다시 돌아와 환송 행사 격인 오찬연회에 참석했다. 시 주석은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함께 오찬장인 양위안자이(養源齎)에서 김 위원장 부부를 맞았고, 경내를 직접 소개했다. 양위안자이는 외국 정상 방중 시 환영 만찬을 여는 중식당으로 1987년 김일성과 덩샤오핑(鄧小平)이 만찬을 한 장소이기도 하다.

시 주석은 오찬에서 트럼프 대통령 부부에게 했듯이 김 위원장 부부에게 직접 차를 대접했고, 오찬을 마친 뒤 귀국길에 오르는 김 위원장 부부를 직접 배웅했다. 시 주석이 ‘트럼프급 의전’으로 북중관계 정상화에 대한 열망을 김 위원장에게 여과 없이 전달한 셈이다. 김 위원장도 역대 북한 정상의 외국 방문으로는 매우 이례적으로 부인 리설주와 함께 방중 일정을 소화해,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의 부부 동반 방중을 연상시켰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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