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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영미’ 신드롬 여자 컬링, 포상금은 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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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역사를 쓴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도 거머쥐는 포상금은 소속 협회의 형편에 따라 천지차이다.
한국 설상의 첫 메달이자 아시아 최초 메달을 거머쥔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은메달리스트 이상호(23)는 포상금으로만 2억원 이상 챙긴다. 그러나 한국은 물론 아시아 최초 은메달의 쾌거를 이룬 여자 컬링 선수들은 이상호의 6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롯데가 회장사인 대한스키협회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금메달 3억원, 은메달 2억원, 동메달 1억원의 포상금을 내걸었다. 이상호는 여기에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경기력향상연구연금(월 75만원 또는 일시불로 받으면 5,600만원), 문화체육관광부 포상금을 추가로 받는다. 문체부는 대회 종료 뒤 대한체육회와 협의를 통해 포상금 규모를 결정하는데 2016년 리우올림픽과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리우올림픽은 금메달 6,300만원, 은메달 3,500만원, 동메달 2,500만원이었다. 이는 개인 종목 기준이고 팀 종목은 각 선수에게 해당 금액의 70%가 돌아간다. 이상호는 연금 빼고 포상금으로만 2억3,5000만원을 일단 확보했다.
그러나 ‘국민 영미’ 신드롬을 일으키며 평창올림픽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여자 컬링 팀은 다시 차디찬 현실과 마주했다.
대한컬링경기연맹은 지난 해 8월 집행부 내분으로 관리단체로 지정돼 현재 회장도 없는 상태다. 컬링연맹 관계자는 26일 “재정이 넉넉지 않아 포상금을 줄 형편이 안 된다”고 밝혔다.
대신 후원사인 휠라코리아에서 포상금을 준다. 휠라코리아는 금메달 1억원, 은메달 7,000만원, 동메달 5,000만원을 약속했다. 5명의 선수 개개인에게 돌아가는 금액은 1,000만원 안팎이다. 휠라코리아 외에 신세계가 연간 10억원, KB금융그룹이 연간 2억7,500만원을 컬링연맹에 후원하지만 이들 기업은 메달을 딴 선수들에 대한 별도 포상금 집행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여자 컬링 선수들은 휠라코리아와 문체부 포상금(선수 당 약 2,450만원)을 합쳐 개인마다 3,500만원 정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여자 컬링 팀에는 각종 방송 출연과 광고 계약이 물밀 듯 쏟아지고 있어 부수입이 생길 가능성은 높다.
평창올림픽 준결승에서 한국과 명승부를 펼친 끝에 패한 뒤 3,4위전에서 승리해 동메달을 딴 일본 여자컬링 대표팀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올림픽위원회(JOC)가 동메달리스트에 주는 100만엔(약 1,000만원) 외에 일본컬링협회 차원의 포상금은 없다. 일본컬링협회는 ”회원수가 2,500명이어서 재정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대신 공식 후원사인 전국농업협동조합연합회가 쌀 100섬(俵)을 증정한다고 나섰다. 1섬은 약 60㎏으로 100섬이면 약 6톤이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한 사람이 100년 간 먹을 수 있는 분량이고 팀원 5명과 코치 2명이 나눠도 한 사람당 14년 간 먹을 수 있다”고 계산했다.
강릉=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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