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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범죄는 없다] DNA 검출, 침과 땀이 결정적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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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 할머니 피살 사건’을 해결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건 타액(침)에서 나온 DNA다. 범인은 편지봉투에 붙인 우표와 음료수 캔에 침을 남기면서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침 자체에는 DNA가 없다. 하지만 분석이 안 되는 건 아니다. 침에 섞여있는 구강상피세포를 통해 얼마든지 감식할 수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유전자감식센터에 따르면, 2012년 2월부터 2013년 2월까지 1년간 경찰이 분석을 의뢰한 절도사건 증거물 5,681종 중에서 담배꽁초 컵 등에서 침이 발견된 경우는 1,998종이었고, 그 중 85.9%이 DNA 검출에 성공했다.
실제 침이 범인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건은 부지기수다. 지난해 12월 무려 13년 만에 범인을 잡은 ‘대구 노래방주인 살인’ 사건이 첫 손에 꼽힌다. 경찰은 사건 당시 현장에 남아있던 물품에서 범인 DNA를 확보했지만 대조할만한 DNA가 없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1월 술김에 강도 행각을 벌인 A씨 담배꽁초에 묻은 침에서 일치하는 DNA를 검출하는데 성공했다.
땀도 실마리가 되는 경우가 많다. 땀 역시 그 자체엔 DNA가 없지만, 땀에 섞여있는 상피세포로 DNA 분석을 충분히 할 수 있다. 2015년 2월 60대 남성이 과거 세 들어 살던 집주인을 휴대폰 충전 케이블로 목 졸라 살해한 ‘도곡동 80대 할머니 살인’ 사건이 땀으로 해결한 대표적 사건이다. 당시 범인은 혐의를 부인했지만 피해자 시신 목과 손톱, 손을 묶은 끈 등에 범인 땀이 묻어있었다. 경찰은 피해자 지인 등 의심이 갈만한 정황이 있는 69명 구강세포를 얻어 일일이 DNA 대조작업을 벌여 범인을 잡을 수 있었다. 지난해 7월 부산 사하구 감천동 빈집에 들어가 98만원어치 금품을 훔친 빈집털이범 조모(32)씨는 현장에 흘린 땀 한 방울 때문에 경찰에 붙잡혔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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