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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발 훈풍에… 문 대통령 사진 처음 실은 북한 노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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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 1면에 ‘친서 전달’ 보도
“북남관계 개선 허심탄회 이야기”
‘방북 초청’ 메시지는 보도 안 해
문재인 대통령 사진이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에 이틀 연속 실렸다. 북한 대내용 매체인 이 신문이 문 대통령 사진을 게재한 건 처음이다. 평창발 훈풍의 결과인 셈이다.
노동신문은 11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비롯한 고위급 평창 동계올림픽 축하 사절단이 전날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을 면담한 사실을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1면에서 상세히 보도했다. 이날 오후 조선중앙TV도 이 소식을 사진과 함께 전했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는 전날에도 문 대통령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 제1부부장과 올림픽 개회식 사전 리셉션과 개회식에서 각각 악수하는 사진 등을 게재한 바 있다. 두 매체가 문 대통령 사진을 게재한 건 문 대통령 취임 뒤 처음이다.
문 대통령을 주로 ‘남조선 집권자’ 등으로 지칭해오던 북한이 처음으로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언급한 건 지난달 3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의 입장 발표에서였다. 노동신문은 2009년 8월 김기남 당시 당 비서 등으로 구성된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조문 사절단이 청와대에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을 예방했을 때에는 기사만 싣고 사진을 게재하지는 않았다.
이날 노동신문은 관영 조선중앙통신발 기사를 통해 “김영남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이 제23차 겨울철 올림픽경기대회 개막식에 참가하고 10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남조선 대통령을 만났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 현관에서 우리 고위급 대표단을 반갑게 맞이하여 인사를 나누고 김영남 동지, 김여정 동지와 각각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밝혔다.
이어 “(면담) 석상에서 문 대통령은 이번 북측 대표단의 방문이 남북관계 개선과 조선반도(한반도) 평화를 위한 불씨로 되었다고 하면서 오늘의 뜻 깊은 자리를 마련해주신 김정은 위원장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석상에서 최고영도자 동지의 위임을 받은 노동당 제1부부장 김여정 동지가 김정은 동지께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친서를 정중히 전달했으며 최고영도자 동지의 뜻을 구두로 전했다”고 알렸다. 하지만 ‘문 대통령 방북 초청’을 포함한 김 위원장의 구두 메시지 내용은 보도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신문은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께서 이번 올림픽에 북측 고위급 대표단이 참가하도록 특단의 조치를 취해주고 친서와 구두 인사까지 보내준 데 대해 깊은 사의를 표하고 자신의 감사 인사를 꼭 전해드릴 것을 부탁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친서 전달이 끝난 다음 우리 대표단은 북남관계 개선 문제와 관련하여 남측과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께서 신년사에서 밝힌 바와 같이 남북관계를 어떻게 하나 당사자들끼리 풀어나가야 한다고 하면서 서로 긴밀히 협력하여 남북공동의 번영을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나갈 의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김영남 동지는 북남관계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나가는 데서 확고한 의지를 지니고 용기와 결단을 내린다면 예상치 못한 애로와 난관도 능히 돌파해 나갈 수 있으며 통일의 미래를 앞당길 수 있다는 데 대하여 언급하였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배석한 남북한 고위 당국자들의 이름도 소개했다. 담화가 진지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면서다. 더불어 문 대통령이 북한 대표단을 위해 오찬을 마련했고,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오찬이 끝난 뒤 문 대통령 요청에 따라 고위급 대표단 전원과 함께 기념 촬영을 했다는 내용, 김 상임위원장과 김 제1부부장이 청와대 방명록에 글을 남겼다는 내용 등도 상세히 전했다.
다른 기사에서 신문은 문 대통령과 김 제1부부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전날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스위스전을 함께 관람하고, 경기가 끝난 뒤 단일팀 선수들을 격려하고 기념 사진을 찍었다는 내용도 보도했다. 신문은 “북과 남의 응원단과 남녘 동포들은 통일기를 흔들고 열렬한 박수 갈채와 환호를 올리며 하나의 언어로 서로 찾고 부르고 마음을 합쳐 재치 있게 퍽을 몰아가는 단일팀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워 주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선수들의 경기 활동과 응원단의 감동적인 모습은 관중들에게 우리 겨레야말로 떨어져 살 수 없는 단일민족임을 다시금 절감하게 하였다”고도 했다. 다만 구체적인 경기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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