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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혼한 어머니 일가족 살해하고 쇼핑... 김성관 구속기소

입력
2018.02.06 14:38

강도살인ㆍ살인ㆍ사체유기 혐의 적용

재가한 어머니의 일가족을 살해하고 뉴질랜드로 도피했다 국내로 송환돼 구속된 김성관(가운데). 용인=연합뉴스
재가한 어머니의 일가족을 살해하고 뉴질랜드로 도피했다 국내로 송환돼 구속된 김성관(가운데). 용인=연합뉴스

재가한 어머니 일가족을 살해한 뒤 처자식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달아났다가 강제 송환돼 구속된 김성관(36)씨가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 박세현)는 6일 강도살인ㆍ살인ㆍ사체유기 혐의로 김씨를 구속기소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21일 오후 모친 A(당시 55세)씨와 이부(異父)동생 B(당시 14세)군, 계부 C(당시 57세)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범행 후 A씨의 계좌에서 1억2,000여만원을 빼내 이틀 뒤 아내 정모(33ㆍ구속기소)씨와 2세ㆍ7개월 된 두 딸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달아났다가 현지에서 붙잡혀 한국으로 송환됐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2014년 2월쯤 정씨와 동거를 시작해 두 딸을 출산했으나 일정한 직업이나 수입이 없어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9월 들어서는 채권자들로부터 지속적인 빚 독촉에 시달리다 고소까지 당할 상황에 몰리면서, 어머니 A씨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자신과의 만남조차 거절하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범행 뒤 어머니의 체크카드 등을 이용해 빚을 갚고 쇼핑 등을 하며 1억2,000만원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가 아내 정씨와 범행을 공모한 정황도 검찰에서 드러났다.

김씨는 범행 전날 정씨와 구체적인 살해방법과 사체 처리, 도피일정 등을 의논했고 범행 도중에도 정씨에게 수시로 연락해 상황을 알렸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재판에 넘겨진 김씨에게 적용한 강도살인의 법정형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으로, 앞서 구속된 아내 정씨에게 적용된 존속살인의 법정형(사형,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 유기징역)보다 무겁다.

정씨는 지난해 11월 1일 두 딸을 데리고 자진 귀국한 뒤 체포돼 구속기소 됐다.

검찰 관계자는 “범행 이유가 경제적 사정 때문인지는 몰랐다고 정씨가 주장하고 있고, 남편 김씨의 진술도 일치해 정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일단 유지하기로 했다”며 “재판 과정에서 남편과 같은 혐의로 공소장을 변경할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유명식 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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