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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동으로 사기 진작? 소대장이 의경버스서 음란물 틀어

입력
2018.02.06 14:4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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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사드반대집회 투입 때

대원 100여명 강제로 시청

의무경찰. 한국일보 자료사진
의무경찰. 한국일보 자료사진

현직 의무경찰 소대장이 대원들에게 강제로 음란물을 시청하도록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논란이 일자 해당 경찰서가 조사에 나섰다.

6일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경북 A경찰서 방범순찰대 소대장 B 경사는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경북 성주 소성리 사드 배치 반대 집회에 투입된 방범순찰대 소대원들을 대상으로 음란 동영상을 상영했다. B 경사는 기동대버스 내 운전석 상단에 설치된 TV에 영상이 저장된 자신의 스마트폰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집회 현장으로 출동하는 이동시간과 집회 대기 및 휴식시간 등에 음란 동영상을 틀었다. B 경사는 “좋은 거 보여 줄게. 다 너희 기분 좋으라고 보여 주는 거다”라며 소대원들이 억지로 동영상을 보게 했다.

B 경사는 기동대버스 3대를 오가며 수 차례에 걸쳐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가량 총 100여명의 의경 대원들에게 문제의 영상을 시청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B 경사는 평소에도 장난을 빌미로 대원들 이마를 때리거나 엉덩이를 발로 차는 등 폭력과 폭언을 행사했다고 군인권센터는 전했다.

당시 의경들은 이런 사실을 군인권센터에 제보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해당 경사는 의경 대원들이 강제로 영상을 시청하게 해 성적수치심을 유발했다”면서 “집회 현장에 출동해야 하는 의경대원들의 스트레스 수준을 높여 집회 현장 시민들과 의도적으로 충돌하게끔 조장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2013년 478건이던 군내 성범죄 발생 건수는 2014년 649건, 2015년 668건, 2016년 871건으로 해마다 증가 추세다. 그러나 최근 5년간 발생한 군내 성범죄 가운데 36.5%(1,136건)는 불기소 처분을 받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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