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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IOC가 북한 선수 12명 받으라고 했다”

입력
2018.02.02 13:56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 고영권기자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 고영권기자

도종환(62ㆍ사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최근 논란에 휩싸인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자세한 구성 과정을 밝혔다. 도 장관은 2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북한 선수 12명을 받으라’고 했다”며 “35명으로 팀 엔트리를 구성하고, 게임당 최소 5명 이상 출전하게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 장관에 따르면, IOC는 지난 19일부터 이틀 동안 스위스 로잔에서 회의를 열고, 남북 단일팀 구성 관련 세부사항을 결정했다. 회의에는 도 장관을 비롯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르네 파제 국제아이스하키협회(IIHF) 위원장, 북한 체육부장관 등이 참석했다. 도 장관은 당시 “IOC가 아주 강하게 (북한 선수의 엔트리 12명 포함을) 요구했다”며 “우리는 그렇게 받을 수 있는지를 우리 선수들에게 물어봐야 되겠다고 하고 정회를 한 뒤 협회에 전화해 전무이사라든가, 아이스하키협회장과 통화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세라 머리 한국 대표팀 감독은 IOC의 제안에 난색을 나타냈다. 도 장관은 “(머리) 감독이 ‘3명까진 받을 수 있지만 5명은 어렵다’고 했다. 그래서 이 문제를 가지고 계속 협상을 시도했다”며 “(그때) IIHF 회장이 선수를 희생시키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면 북한 선수 5명을 포함해 27명의 게임 엔트리를 (단일팀에) 주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올림픽 사상 최초로 결성된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지난 달 28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빙상장에서 첫 합동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림픽 사상 최초로 결성된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지난 달 28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빙상장에서 첫 합동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 장관은 고민 끝에 IIHF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판단에서다. 도 장관은 “이기든 지든, 깨끗하게 (다른 나라 대표팀처럼) 22명이 뛰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 ‘이건 안 받겠다’고 말했다”며 “우리 선수와 감독들의 입장을 지켜 주지 않으면 단일팀 못 한다고 내가 버텼다. 결국 IOC가 저희 안(3명 출전)을 받아들이면서 최종 결정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도 장관은 북한 선수들의 합류로 한국 선수들이 대표팀 자리를 뺏기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도 반박했다. 그는 “선수 선발은 전적으로 감독에게 맡긴다는 것이 IOC의 결정 중 하나”라며 “다섯 번 경기를 하는데 네 번을 뛰게 되는 경우가 생기거나, 30분을 뛸 선수가 25분을 뛰거나 20분을 뛰는 경우는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도 장관은 “그렇지만 (우리나라 선수들이 게임에서) 완전 제외된다든가 하는 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일반적으로 북한 선수 3명이 들어오면 우리 선수 3명이 아예 경기를 못 뛰는 게 아니냐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완전 배제라는 건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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