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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직구 가장한 마약 밀반입 증가

입력
2018.01.3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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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80억 사상 최대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관세청 서울본부세관 대강당에서 관세청 직원이 적발된 마약 은닉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관세청 서울본부세관 대강당에서 관세청 직원이 적발된 마약 은닉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해외 직접구매’(직구)를 통한 마약 밀반입이 기승을 부리며 지난해 마약밀수 적발 건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30일 관세청에 따르면 2017년 마약류 적발 건수는 전년(382건)보다 12% 늘어난 429건으로 집계됐다. 압수량도 69.1㎏(시가 880억원)로 38% 증가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서 상품을 직접 구매하는 해외직구가 보편화되면서 일반인도 인터넷을 통해 마약에 쉽게 접근하고 있다”며 “해외 여행객ㆍ유학생이 외국에서 마약을 접한 뒤 귀국해 다시 유혹에 빠지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마약 밀반입 경로로는 국제우편이 270건으로 가장 많았고, 특송화물(83건) 여행자휴대품(73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국제우편의 경우 전년 대비 건수는 13%, 중량은 80% 늘었다. 특송화물 건수와 중량도 각각 38%, 140% 급증했다. 해외직구를 가장한 마약 밀반입이 크게 증가한 셈이다.

품목별 압수량은 필로폰 30.9㎏, 대마류 13.6㎏, 엑스터시(MDMA) 2,659정 등의 순이었다. 압수된 필로폰의 양은 103만명이 동시에 투약(1회 0.03g)할 수 있는 규모다. 전년 대비 58%나 증가했다. 가격이 저렴하고 알약ㆍ캡슐 형태로 복용이 간편해 젊은이들 사이에서 ‘파티용 마약’으로 각광 받는 엑스터시 압수량도 23% 늘었다. 대마초, 대마오일 등 대마류 제품 압수량은 60% 증가했다.

특히 올해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 8개 주에서 기호용 마리화나(대마초) 판매가 허용되며 미국발(發) 대마류 밀반입이 크게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범주 관세청 국제조사팀 과장은 “마약류 밀반입 차단을 위해 주요 공항ㆍ항만 세관에 엑스레이(X-ray) 검색기와 일회용 마약탐지기 등 인력과 장비를 확충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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