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NBC 북한 ‘마식령 스키장’ 보도로 보수 진영에서 뭇매

입력
2018.01.25 13:45
미국 NBC의 북한 마식령 스키장 관련 보도. NBC 방송화면 캡쳐

올림픽 주관방송인 미 NBC가 최근 북한 마식령 스키장을 직접 방문해 보도한 것과 관련, 미국 보수층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북한 정권의 잔혹성과 주민들에 대한 인권탄압은 외면하고 김정은 정권에 대한 홍보 기회만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대표적 보수성향 매체인 ‘폭스뉴스’는 23일 NBC가 북한을 편안하게 여행한 뒤 솜사탕 보도를 하고 있다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NBC가 북한 정권의 체제 선전을 돕고 있다”, “북한은 거의 모든 게 조작이고 연출이다. 진행자 레스터 홀트가 북한 정권을 위한 선전가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는 내용이다.

폭스뉴스의 공격은 NBC의 대표적인 뉴스 프로그램인 ‘나이틀리 뉴스’ 진행자인 레스터 홀트와 뉴스팀이 최근 북한을 방문 취재한 내용들을 22일부터 방영한 것과 관련된다. NBC는 이 보도에서 북한 체육 담당 관리와 거리 주민들을 인터뷰하고, 남북한 선수들이 공동 훈련하기로 한 마식령 스키장도 소개했다. 진행자 홀트는 앞서 NBC 방송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트위터’에 북한에서 정중한 대접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안전성이 검증이 안된 마식령 스키장을 소개하며 “현대적” 슬로프가 있다고 전했다.

물론 홀트는 관련 보도에서 북한 관리와 주민들의 말을 전달하면서도, 중립성을 유지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북한이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려 한다”, “가난에 시달리는 북한에서 마식령 스키장은 엘리트들의 휴식 장소처럼 보인다”는 비판적 견해도 밝혔다. 하지만 화면에는 동원된 것으로 보이는 북한 주민들이 비슷한 복장 혹은 스키장에 어울리지 않는 복장을 한 채 행복해 하는 모습과 북한 정권이 자랑하려는 모습들이 많이 담겨 있었다.

보수성향의 ‘뉴욕포스트’ 신문도 논설위원단 명의로 NBC 뉴스를 ‘친북 선전 매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NBC가 (올림픽 방송국 주관사로서) 다음달 열리는 평창 올림픽을 선전하려고 애를 쓰는 것은 이해하지만, 북한 주민 2,500만명을 노예로 삼고 5,000만명의 한국인들을 사실상 인질로 잡고 있는 북한 정권의 선전에 취재진을 보낼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NBC의 주요 프로그램 ‘트위터’에도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풀려난 뒤 일주일 만에 사망한 미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언급하며 북한 취재 보도가 적절하지 않다는 반응이 많았다. 조철환기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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