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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한국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자 김수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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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이 오르고 내리는 시간입니다. 그 찰나의 순간이 저를 길러냅니다. 찢어지게 웃고 울고 악쓰다 보면 어느새 소설의 막이 내리고 암전입니다. 빛과 소리가 저 땅 밑으로 가라앉는 걸 바라보며 불안에 불안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눈앞에 늘어진 무대 막이 다시는 오르지 않는 상상을 가끔 하곤 했지요. 그런 날들을 보내고 나니 무대 뒤편으로 사라지는 건 쉬운 일이 되더군요.
올해는 생애 첫 커튼콜을 받게 되었네요. 이쪽으로 나오시라! 퇴장하려던 저를 불러내주어 너무나 감사합니다. 기꺼이 관객이 되어주어 감사합니다. 일인극에 동참해주어 감사합니다.
환한 조명 아래 서 있는 게 아직은 신기할 따름입니다. 덕분에 소리 없이 자라나 뭐라도 이뤄낸 기분입니다. 철없이 떨리고 막연하게 두렵습니다. 그럼에도 소설이 저의 업이 되어 더 없이 기쁩니다. 미루던 일기를 오늘만큼은 미루지 않게 되었네요. 이 순간을 기록하고 오래 기억하겠습니다. 오늘을 손에 쥐고 부지런히 버텨내며 써나가겠습니다.
소설을 지내고 견뎌내던 날들을 떠올리면 모든 계절이 거기 있습니다. 그리운 이름이 있고 각기 다른 체온이 있습니다. 잊지 않고 자주 들여다보겠습니다. 앞으로 나아가되, 자주 돌아보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저를 돌보아준 그 동안의 관객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오래 붙들어준 덕분에 여태 씩씩하게 잘 살아있습니다. 오른손엔 여전히 당신들의 온기가 남아있습니다. 한 분씩 호명하고 싶지만 찾아 뵙는 걸로 대신하겠습니다. 이렇게나마 고마운 마음을 전할 수 있어 정말 다행입니다.
마지막으로 심사를 봐주신 이광호 선생님, 은희경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김수온 (본명 김수영)
1994년 광주 출생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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