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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정부 “여권 다시 진청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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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가 난항을 겪고 있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 와중에 여권 색깔을 30년 만에 바꾸기로 결정해 논란에 휩싸였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여권 스타일 변경이 브렉시트에 따라 주권 확립을 위한 상징적 조치라는 입장인 반면, 예산 낭비와 여행객들의 불편만 가중시킬 것이란 비판도 적지 않다.
메이 총리는 22일(현지시간) “1988년 도입돼 겉표지가 진홍색인 유럽연합(EU) 스타일의 여권을 이전에 사용했던 진청색으로 변경하기로 했다”며 “이는 자랑스러운 시민권을 상징하는 독립과 주권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현재 소속 국가들의 여권 색깔을 강제하는 EU 차원의 규정은 없으며, 신규 여권은 2019년 10월부터 발급될 예정이다.
브렉시트 찬성파들은 즉각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브랜든 루이스 영국 이민부 장관은 “영국인이 되는 가장 상징적 조치 중 하나는 영국 여권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파브리컨트 보수당 의원도 “우리 여권은 국가 정체성을 대변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반대 측은 여권 시스템 변경이 추가서류 제출 등 비용 상승만 유발할 뿐, 실익이 거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문가의 말을 빌려 “이제 영국 여권 소지자는 EU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잃게 될 수 있다”며 “여행이 어려워지는 것이 애국심 고취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역시 트위터에 “배타적인 새 여권은 국제무대에서 영국의 명성에 흠집만 낼 것”이라고 혹평했다.
논란이 가중되면서 여권 색깔을 바꾸는 데에만 5억파운드(7,227억원)가 들 것이라는 괴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퍼지자 영국 정부는 적극 해명에 나섰다. 메이 총리의 공보 담당관인 로비 깁은 트위터에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정부의 공공정책을 오도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가짜 뉴스’는 민주주의에 해가 된다”는 글을 올렸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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