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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북한의 미국 공격은 자살 행위... 절대 안 할 것"

입력
2017.12.11 16:3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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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은 믿을 수 없는 상대

외교 해법 중요하나 신중해야”

문정인 “한중 정상 공동성명

안 내는 건 美 입장도 생각한 것”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핵없는 한반도, 문재인 정부의 전략과 실행방안'을 주제로 열린 2017 IFANS 컨퍼런스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뉴스1.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핵없는 한반도, 문재인 정부의 전략과 실행방안'을 주제로 열린 2017 IFANS 컨퍼런스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뉴스1.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은 11일 “북한은 절대로 믿을 수 없는 (협상)상대”라며 북핵 협상에서 신중한 태도를 강조했다. 파월 전 장관 외에도 국내외 전문가들은 외교적 해법을 강조하면서도 ‘북핵 문제에 대한 창의적 사고’를 주문했다.

조지 W 부시 1기 행정부의 외교안보팀 수장 역할을 맡았던 파월 전 장관은 이날 서울 서초동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핵없는 한반도, 문재인 정부의 전략과 실행방안’을 주제로 열린 2017 외교안보연구소 국제문제회의의 토론에 참석해, 기조 연설을 통해 “북한이 미국을 타격하겠다고 선포함으로써 얻는 전략적 이익이 무엇이겠느냐”고 밝혔다. 그는 “북한도 미국을 침공하면 바로 공격 당한다는 것은 안다”며 “북한은 이러한 자살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대화로서의 해법만이 잃을 게 없고 진전을 거둘 수 있기 때문에 외교력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설에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파월 전 장관은 “6자회담의 경험만 봐도 북한은 믿을 수 없는 상대”라며 신중한 협상을 강조했다. 그는 “북한과의 신뢰 형성은 꿈도 꾸지 말라”며 “강제적으로 북한의 신뢰를 강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 역시 외교적 해법을 강조하면서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핵협상에) 동참해, 혹시라도 북한이 국제사회를 속일 경우 최종 행동을 취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머스 피커링 전 미 국무부 차관은 “(북핵 협상을) 어겼을 때 국제사회가 완전히 북한을 고립시킬 수 있다는 등 재앙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북한이 인식토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 사회자로 나선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는 북핵 현안과 관련해 구체적 입장 표명을 자제하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문 교수는 다만 토론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의 방중 계기로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 간 공동성명을 내지 않기로 한 것과 관련 “미국의 입장도 생각해야 하는 게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미국이 이끄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국면에서 북핵문제를 두고 대화를 중시하는 중국 입장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를 피하는 게 낫다는 뜻이다. 그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문제 관련해서도 “전략적 모호성도 필요하다”며 사드 갈등을 구태여 재현할 필요가 없음을 강조했다.

기조 연설자로 나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1년 반 동안 사드 배치를 놓고 어려움을 겪었지만 10월31일 (한중 간 합의를 통해) 관계 정상화를 위한 동력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 대통령의 이번 국빈 방중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한중관계를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복원시키고 신뢰회복을 향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조영빈 기자 peo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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