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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셀카’도 안돼!...인스타그램에서 살펴본 동물학대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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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반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은 귀여움의 성지다. 검색창에 #귀여운동물(cuteanimal), #귀여운고양이 등을 치면 수 많은 동물 사진이 나온다. 팍팍한 일상에 찌든 회사원이나, 공부에 지친 학생들이 심신의 치유를 위해 인스타그램에서 동물 사진을 찾는 이유다.
이렇게 운영됐던 인스타그램이 지난 5일부터 일부 동물 사진을 검색할 경우, 경고성 메시지를 내보내면서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내용은 “검색하신 해시태그가 동물이나 환경에 위협이 되는 행동을 조장하는 게시물과 연관된 것으로 보입니다”로 요약된다. 여기에 해당된 검색어엔 #야생동물팝니다(exoticanimalforsale) 및 #악어농장(crocodilefarm) 등의 불법행위를 연상케 한 내용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코알라셀카(koalaselfie)나 #사자셀카(lionselfie)처럼 직접적인 동물 위협과는 무관하게 보인 행동들도 포함됐다. 물리적인 폭력 없이도 인간의 행동이 동물을 괴롭힐 수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한 인스타그램의 방침에서다.
코알라와 나무늘보는 사람 손을 좋아하지 않는다
앙증맞은 코알라와 함께 사진을 찍는 건 호주 여행자들의 소망이다. 사람과 친숙한 동물로 알려진 코알라의 인기는 높다. 하지만 세계동물보호기구(WAP)에 따르면 코알라는 사실 사람이 자신을 만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낯선 사람이 자신을 만질 경우 위협을 느끼기 때문이다. 더구나 매번 처음 보는 여행객들의 품에 안겨 사진을 찍어야 하는 코알라의 스트레스는 가중되기 십상이다. 나무늘보나 원숭이 등의 성향도 마찬가지다.
인스타그램에서 코알라 사진은 ‘좋아요’와 단골이다. 하지만 WAP와 인스타그램 측은 이런 사진이 계속 호응을 얻을 경우 사람들이 동물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사진용’으로 따로 길러지는 사자들
아프리카 사파리에 여행을 간 사람들은 쉽게 만나기 힘든 맹수와 사진을 찍곤 한다. 나무 위에 늘어져있는 사자는 물론, 귀여운 호랑이 새끼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건 평생의 추억이자 자랑거리다. 인스타그램에 #사자셀카(lionselfie), #호랑이셀카(tigerselfie)라는 해시태그로 각각 4,000~5,000건의 사진이 올라와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사실 맹수와의 사진은 안전을 위해 약간의 거리를 두고 찍는다는 점에서 동물을 괴롭히는 행동과도 무관하다. 하지만 WAP는 일부 사파리에선 관광객에게 서비스를 할 목적으로 맹수들을 새끼 때부터 어미와 분리시켜 놓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격성을 줄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무리 내부의 사회화 과정을 거치지 못한 이런 무리들의 생존능력은 떨어진다.
코끼리와 돌고래는 ‘쇼’를 위해 태어나지 않았다
동남아 관광에서 볼 수 있는 ‘코끼리쇼’ 역시 동물학대를 수반한다. 공연에 동원되는 코끼리의 경우 야생성을 없애기 위해 며칠을 묶어놓고 굶기고 때리는 ‘파잔 의식’을 겪는다. 명령을 따르게 하려고 피부를 찌르는 일도 다반사다. 관광지에선 ‘코끼리 보호기금으로 쓴다’며 여행들에게 코끼리 탑승서비스를 하기도 하지만 이 역시 코끼리 입장에서는 학대다. (관련기사 ▶ 상처받은 코끼리들 모여라…태국 코끼리 보호소를 가다)
국내외 동물원에서 볼 수 있는 ‘돌고래쇼’도 마찬가지다. 쇼에 출연한 돌고래는 바다에서 불법적으로 포획된 사례가 많다. 사람의 입장에선 ‘안전한 수족관에 두고 맛있는 먹이를 준다’ 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돌고래가 생각할 땐 갑자기 납치를 당해 공연을 강요 받는 셈이다. 돌고래 포획 과정 역시 위험하다. 포획이 잦은 일본 와카야마현 다이지 마을의 경우 선박들이 돌고래를 둘러싸 바다로 나가는 길을 막고 이들이 싫어하는 날카로운 금속음으로 고래를 항만으로 몰아간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돌고래가 죽임을 당하기도 한다. (관련기사 ▶ 아무리 좋은 수족관도 돌고래에겐 감옥이다)
인스타그램은 WEP가 동물사진촬영 방지 운동을 위해 발간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규제를 결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4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3년간 게시된 야생동물 관련 사진 40%에 동물과의 접촉이 담겨 있었다. 인스타그램은 WEP, 내셔널지오그래픽, 트래피킹(TRAFFICKING)등 동물보호 단체와 함께 동물위협요소가 담긴 사진 해시태그를 선정해 규제를 시작했다. 에밀리 케인 인스타그램 대변인은 “사람들이 무엇이 문제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교육의 차원에서 이 같은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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