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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업] '넥스트 BTS' 꿈꾸는 아이돌그룹 3

입력
2017.11.3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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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의 미국에서의 도약은 현지 K팝 소비 시장을 토대로 이뤄졌다. 원더걸스와 동방신기, 빅뱅을 거쳐 소녀시대와 카라 등이 쌓아온 K팝 한류를 밑거름 삼아 방탄소년단도 자연스럽게 주목 받고 성장했다. 방탄소년단의 해외 팬 중에서도 “엑소를 좋아하다 방탄소년단을 알게 돼 팬이 됐다”(프랑스인 데보라 달보에)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해외 팬이 방탄소년단에 열광하게 된 계기가 평소 K팝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됐다는 뜻이다.

방탄소년단에 대한 미국에서의 조명을 계기로 K팝 시장에도 볕이 들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과 함께 혹은 뒤를 이어 한류를 이끌 그룹을 누가 있을까.

혼성그룹 카드. DSP엔터테인먼트 제공
혼성그룹 카드. DSP엔터테인먼트 제공

혼성그룹 카드(대표곡- ‘오 나나’, ‘돈트 리콜’, ‘루머’)

해외에서 먼저 인기를 누리고 국내에 ‘역수입’된 대표적 사례다. 카드는 지난 7월 첫 번째 정규 앨범 ‘홀라 홀라’를 내기 전 미국 등에서 해외 투어를 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 사이 낸 노래 ‘오 나나’와 ‘돈트 리콜’ 등이 해외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은 결과다.

카드는 지난 5월 캐나다를 시작으로 미국, 멕시코, 브라질 등 4개국 10개 도시에서 공연했다. 1집을 낸 뒤인 9~10월에는 영국과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유럽 투어를 돌았다. 카드의 소속사인 DSP엔터테인먼트는 “유튜브에 올린 카드 뮤직비디오의 반응이 좋았다”며 “해외 공연 기획사에서 뮤직비디오 등을 보고 연락이 와 국내 1집 데뷔에 앞서 해외 공연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이름도 알리기 전 해외에서 투어 공연을 하기는 매우 이례적이다.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카드를 향한 해외 팬의 뜨거운 반응을 알 수 있다. 카드의 지난 7월 브라질 공연에선 현지 관객들이 이들의 노래 ‘루머’와 ‘돈트 리콜’ 등을 한국어로 따라 부르는 모습이 담겨 눈길을 끌었다.

카드는 전자음악으로 금의환향했다는 점이 여느 K팝 아이돌그룹과 다르다. 카드는 레게 리듬 등 이국적인 분위기가 인상적인 뭄바톤을 내세워 주목 받았다. 뭄바톤은 10~30대 특히 중남미 지역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전자음악의 하위 장르다. 카드는 지난 21일 새 앨범 ‘유 앤 미’를 냈다. 카드 멤버인 제이셉은 “국내에서 인지도가 부족한 것은 큰 숙제”라고 이번 앨범 활동에 의욕을 보였다.

그룹 세븐틴. 플레디스 제공
그룹 세븐틴. 플레디스 제공

보이그룹 세븐틴(대표곡-’아주 나이스’, ‘예쁘다’, ‘울고 싶지 않아’)

엑소와 방탄소년단에 비해 대중적으로 이름은 덜 알려졌지만, 글로벌한 팬덤을 자랑하는 팀이다. 세븐틴은 지난 4월 낸 앨범 ‘올 원’으로 상반기 음반 판매량 3위(가온차트)에 올랐다. 두 달 여 만에 32만장을 팔아 치운 막강 화력을 자랑한다. 세븐틴은 미국 유명 음악지 빌보드의 ‘소셜 50’ 부문 17위에 오르기도 했다. ‘소셜 50’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음악인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차트다. 세븐틴이 해외 온라인에서도 뜨겁게 회자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세빈틴은 지난 4월 서울을 시작으로 일본, 미국, 캐나다 등 14개 도시에서 20만여 관객을 동원하며 팀의 인기를 증명했다. 세븐틴은 현재 활동하고 있는 그룹 중 최다 멤버(13명)를 자랑한다. 멤버수가 많은 만큼 운영 방식도 독특하다. 멤버별로 보컬, 힙합, 퍼포먼스를 주제로 유닛(개별 팀)을 꾸려 다양한 색깔을 보여줘 팀의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힌 게 인기에 주요했다. 경쾌하고 발랄한 음악으로 주로 사랑 받아 여느 보이그룹과 비교해 생동감이 넘치는 게 장점이다. 세븐틴은 3대 가요 기획사(SM, YG, JYP엔터테인먼트)가 아닌 플레디스 소속이다. 지난 6일 새 앨범 ‘틴, 에이지’를 내고 활동 중이다.

그룹 워너원. CJ E&M제공
그룹 워너원. CJ E&M제공

보이그룹 워너원(대표곡- ‘나야 나’, ‘에너제틱’, ‘뷰티풀’)

‘100 데이즈 위드 워너원’. 지난 14일 미국 뉴욕의 명소 타임스스퀘어 광장의 한 대형 건물 전광판에 그룹 워너원의 광고가 떴다. 팀 데뷔 100일을 기념하기 위해 해외 팬들이 준비한 이벤트였다. 데뷔 석 달 만에 해외 팬까지 나서 미국에 광고하고 나선다는 건 워너원의 인기가 그만큼 뜨겁다는 뜻이다.

실제로 워너원을 향한 해외에서의 러브콜은 쏟아지고 있다. 워너원은 신인 그룹으로는 이례적으로 지난 9월 태국을 비롯해 싱가포르, 홍콩, 대만, 필리핀 등에서 아시아 팬미팅을 단독으로 진행했다. 모두 수 천 석 규모로 열린 큰 행사였다.

워너원이 해외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데는 Mnet 오디션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2의 화제 덕이 크다. 이 프로그램은 해외에서도 인기를 누렸다. 부정 투표 방지를 이유로 데뷔 멤버 선발 관련 해외 네티즌 투표를 시즌2에선 금지했지만, 해외 팬도 한국 팬과 같이 멤버들의 데뷔 과정을 지켜보면서 그룹에 대해 애정을 키운 것 같다는 게 프로그램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 8월 앨범 ‘1X1=1’을 낸 워너원은 이달 새 앨범 ‘1-1=0’을 발매하고 신곡 ‘뷰티풀’로 활동하고 있다.

‘시한부 활동’이란 게 약점이다. 워너원은 내년 12월31일 해체한다. 지난 6월 ‘프로듀스 101’ 시즌2 종방 후 선발된 11명의 연습생이 1년 6개월 동안만 팀 활동을 하기로 CJ E&M과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중소 아이돌 기획사의 한 이사는 “팀이 해체되더라도 강다니엘 등 일부 멤버들에 대한 인기가 뜨거워 워너원 멤버들이 새로 꾸릴 팀이 워너원의 후광을 받아 해외에서 빛을 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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