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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코스 대국 일본, ‘간접흡연’ 정말 없을까

입력
2017.11.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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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코스의 충전식 가열장치. 홈페이지캡처
아이코스의 충전식 가열장치. 홈페이지캡처

아이코스와 같은 궐련형 전자담배도 직ㆍ간접 흡연 피해가 상당하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른 나라처럼 국내에도 담뱃갑 ‘무광고 포장’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담뱃갑 경고그림 시행 1주년 기념 담배규제 정책 포럼’을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날 포럼에서는 담뱃갑 경고그림 시행 1년의 성과와 함께 향후 과제를 중심으로 국내 금연 정책의 현황을 점검하고 캡슐담배, 궐련형 전자담배 등 신종 담배에 대한 최신 대응 전략도 함께 논의한다.

일본 오사카 국제암연구소의 다카히로 다부치 박사는 포럼에서 ‘일본 내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 현황’을 발표한다. 다카히로 박사에 따르면 일본에는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재팬타바코의 ‘플룸테그’, 브리티시아메리카타바코의 ‘글로’등 궐련형 전자담배가 각각 2013~2016년 사이 출시돼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일본 시장은 규모가 전세계 아이코스 시장의 98%(올해 10월 기준)를 차지할 정도인데 아이코스 등의 유해성 여부를 놓고 논쟁이 뜨겁다고 한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응답자 8,240명을 대상으로 추적 조사를 실시한 결과 2015년 응답자의 12%는 궐련형 전자담배 연기에 노출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고, 이런 유경험 응답자의 37%는 이로 인해 ▦전반적 불편감 ▦눈 통증 ▦목 통증 등의 증상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3명 중 1명은 궐련형 담배 연기로 불편함을 느꼈다는 얘기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남성(5%)이 여성(2%)보다 사용 비중이 높았고, 20대 6%, 30대 5%, 40~50대 4%, 60대 0% 등 젊을수록 사용 비중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금연 의향이 있는 흡연자는 19%가 아이코스를 피워, 금연 의향이 없는 아이코스 흡연자(10%) 비중보다 높았다. 금연 중간 단계로 아이코스를 사용한다고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자의 무려 72%가 일반 궐련도 함께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다카히로 박사는 “아이코스 대중화에 우려해 일본 의학계에서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건강 유해성 및 중독 위험성에 대한 경고와 금연장소 내 사용금지에 관한 권고문을 최근 발표했다”고 말했다.

스위스 로잔대학교 오렐리 베르뎃 박사는 포럼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을 주제로 아이코스의 배출 성분 분석 결과를 공개한다. 출시 당시 업체는 ‘아이코스는 담배를 태우지 않고 가열해 담배의 진정한 맛을 제공하며, 연기와 재가 없고 냄새가 적게 난다’고 주장하며 아이코스 배출 연기의 유해물질ㆍ잠재적 유해물질 농도가 일반 궐련보다 평균 90% 낮다고 주장했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독립 연구 결과는 없었다고 오렐리 박사는 밝혔다. 연구 결과, 아이코스에서 국제암연구소 1군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와 벤조피렌이 검출됐는데, 검출량이 일반 궐련 대비 10%를 초과했다고 오렐리 박사는 밝혔다. 또 일산화탄소가 상당량 검출 됐고, 니코틴 농도는 궐련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오렐리 박사는 “전반적으로 화합물의 농도가 일반 궐련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지만, 위험이 완벽히 제거된 것은 아니라는 다른 연구 결과와 일맥 상통한다”고 말했다.

무광고 포장 등 외국의 담배경고그림. 보건복지부 제공
무광고 포장 등 외국의 담배경고그림. 보건복지부 제공

국내 발표자들은 담뱃갑 경고 그림 면적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성규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이사는 “2018년 12월부터 새롭게 사용되는 2차 경고그림을 개발할 때는 그림 면적의 확대와 함께 금연 효과가 부족한 기존 그림을 교체해야 한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규격화 무광고 포장(Plain packaging) 도입 준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규격화 무광고 포장은 담뱃갑 포장에 로고나 브랜드 이미지, 색상 등 모든 판촉 정보 사용을 금지ㆍ제한 하는 제도로 담뱃갑 하단에 회사 또는 상표 이름만 표기할 수 있다.

임숙영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포럼에서 발표되는 연구 결과는 향후 금연정책 수립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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