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코나’ 갈등으로 노사관계 먹구름

입력
2017.11.2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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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라인 생산 확대놓고 노사충돌, 1공장 파업사태 야기

회사, 판매호조ㆍ미국 수출 등 신차효과 놓칠라 발동동

노조, “신차 생산 노사협의 거쳐야… 일방투입 사과해야”

현대차 코나.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 코나.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 노사가 새 소형 SUV ‘코나’ 생산확대를 놓고 충돌, 생산차질에 따른 손실 가중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현대차 노조 새 집행부가 출범한지 한 달여 만에 노사 충돌에 따른 파업사태로 까지 이어져 향후 임단협 등 노사관계에도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27일 오전 11시30부터 코나를 생산하는 1공장 11, 12라인이 가동 중단되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소형 SUV 코나 증산을 위해 11라인에 이어 12라인에 투입하기 위한 협의를 10월부터 진행했으나 갈등을 빚어 왔다.

1공장 노조는 12라인 내 창문을 설치해 줄 것과 현재 협력업체에서 생산 중인 부품을 자신들의 공정으로 회수를 해 줄 것을 요구했다.

사측은 그러나 생산라인 내 창문 설치는 현행 소방법에 위배되는 사항이며 현장관리자의 타부서 전출 등은 부당한 요구라고 판단, 들어주지 않았다.

사측은 이에 따라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지난 24일부터 코나를 1공장 12라인에 전격 투입했다.이 과정에서 대의원들과 회사 관리자 사이에 물리적인 충돌이 발생해 관리자 2명이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으며, 울산1공장 사업부는 결국 27일 오전 파업을 선언, 1공장 11, 12라인 가동이 중단됐다.

노조는 “회사가 신차 생산을 위해서는 노사협의를 거쳐 심의ㆍ의결해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생산라인에 투입한 부분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하부영 위원장 명의로 성명서를 내고 “회사가 신차종 투입 시 노조에 통보하고 노사가 심의ㆍ의결한다는 단협을 위반했다”며 “위원장이 직접 중재 노력했지만 회사가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윤갑한 사장은 28일 담화문을 내고 “최악의 판매 부진에 대부분 공장이 물량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 그나마 수요가 있는데도 노사문제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을 누가 이해할 수 있을지 안타깝다”며 “1공장 노조의 파업은 엄연한 불법이며, 무노동 무임금 원칙 적용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협의권 남용으로 생산을 못해 고객을 놓치고 불법파업과 태업으로 임금손실까지 발생하는 현 상황이 과연 맞는 것인지 냉정히 판단해 달라”며 “현장의 피해만 초래하는 행동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파업중단을 촉구했다.

한편 노동계는 현대차 노사가 코나 생산확대를 둘러싼 갈등을 조기에 봉합하지 못할 경우 12월부터 미국 수출용 코나를 생산하려는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지는 등 매출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아울러 노사가 진행 중인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난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현대차 노사는 지난 23일 열린 34차 본교섭에서도 임금인상안에 대한 서로간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따라 지난 10월 하부영 신임 노조위원장이 당선된 뒤에도 전혀 협상에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노조측은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15만4,883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정년연장, 완전 8+8 주간연속 2교대 도입, 해고자원직복직 등을 요구하

고 있는 반면 사측은 정기호봉+별도호봉 승급(평균 4만2,879원 인상), 성과급 250%+140만

원 지급, 단체개인연금 5,000원 인상, 복지포인트 10만점 지급 등을 제시하며 맞서고 있다.

노조는 사측의 변화가 없을 경우 12월 초 임단협 승리를 위해 다시 투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현대차 노사갈등이 격화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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