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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평창을 지켜라” 바이러스와 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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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고창 AI 검출 소식에 비상
농가 긴급 소독, 이동제한 조치
고속도 나들목에 거점 소독시설
올림픽 개최 장소 3㎞내 닭, 오리
2800마리 추가 수매-처분키로
구제역 차단에도 총력전
소, 돼지 45만마리 백신 접종
전북 고창에서 고병원성 (H5N6형)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20일 오전. 강원 평창군 여만리에 마련된 거점 소독초소에 비상이 걸렸다. 이곳은 영동고속도로 평창 나들목과 인접한 것은 물론, 80일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 메인 프레스센터와 봅슬레이 등 썰매종목이 열릴 알펜시아 리조트와는 40여㎞ 떨어져 있다. 스노보드 경기가 펼쳐질 휘닉스평창과는 불과 20여㎞ 거리로 차단방역의 마지노선이다.
전윤철(54) 평창군 방역위생 담당을 포함한 방역 직원들은 이날 영하의 날씨 속에 현장에 나와 1톤 가량의 소독약이 분사되는 시설을 꼼꼼히 점검했다. 전 담당은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비상근무를 준비하는 등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고병원성 AI가 발병하자 평창뿐 아니라 강릉시 구정면 어단리, 정선군 광하리 등 평창올림픽 개최지 인근에 거점 소독시설을 마련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최근 섬강 일원에서 저병원성 AI 항원이 검출된 원주시도 이날 가금ㆍ사육조류 농가에 긴급 방역소독에 나섰다. 중앙고속도로 북원주 나들목 입구에는 가축전염병 차단을 위한 거점 소독, 세척시설이 들어섰다. 강원도는 춘천시를 비롯한 도내 10개 지역에도 소독시설을 설치하고 축산농가에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강원 영서지역에서 평창으로 들어오는 길목에 2중, 3중의 방어막을 치고 있는 셈이다. 평창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불청객인 AI바이러스가 창궐할 경우 국가이미지 훼손은 물론 흥행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강원도와 방역당국은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이미 지난달부터 ‘심각’단계에 준하는 방역조치에 들어갔다. 지난 13일부터는 올림픽을 대비한 AIㆍ구제역 태스크포스(TF) 팀을 가동 중이다.
올 들어서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별도 예산까지 들여 평창과 강릉, 정선 등 올림픽 개최지 3㎞ 반경 내에서 사육 중인 닭, 오리 등 가금류 2,771마리를 수매해 처분했다. ‘방역 사각지대’를 없애 바이러스가 유입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강원도는 이달 말까지 닭, 오리 2,800마리를 더 사들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방역당국은 철새 등 야생조류에 의한 바이러스 확산에도 대비하고 있다. 고병원성 AI바이러스 발생 사례가 있는 원주시 호저와 철원군 동송지역을 중점방역관리지구로 지정했다. 철새도래지인 원주시 섬강과 강릉시 경포호, 속초시 청초호, 철원군 토교저수지 반경 10㎞ 이내 농가에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강원도와 축산농가는 소와 돼지에 발병하는 구제역 차단을 위해서도 사활을 걸었다. 홍경수 강원도 동물방역과장은 “지난달 소와 염소, 돼지 등 45만 3,000마리에 대상으로 구제역 백신 접종을 마무리했다”며 “현재 항체 양성율이 소는 97.5%, 돼지는 79.6%에 이른다”고 밝혔다. 김영교(58) 평창축협 조합장은 “만약 구제역이 발생할 경우 내 고장에서 치러지는 지구촌 축제에 차질이 불가피한 만큼, 소독과 이동제한 등 방역당국 조치에 적극 협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춘천=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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