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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식사 정치… “호남과 갈라서자는 거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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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대화 노력에 당 내홍은 수습 국면으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당의 화합을 위해 ‘식사 정치’에 집중하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안 대표의 식사정치는 7일 저녁 독일과 이스라엘 방문을 마치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직후 빠르게 진행됐다. 장시간 비행의 여독에도 안 대표가 8일 아침부터 20명의 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가지고 대화를 유도한 것이다. 예정되지 않았던 안 대표의 참석에 대다수 의원들은 반가움과 함께 환영의 뜻을 나타냈지만, 몇몇 강성 호남계 의원들은 이날까지도 ‘뒤끝’을 보이는 등 반발을 이어갔다. 천정배계로 분류되는 박주현 의원은 안 대표의 방문을 ‘언론 플레이’라고 전제하며 “정 떨어지면 정치를 같이 못한다”는 타 당 전 대표의 말까지 인용하며 날을 세웠다. 안 대표와 강하게 부딪혔던 유성엽ㆍ이상돈 의원은 이날 식사 자리에 없었다.
안 대표는 호남계의 버티기를 뚫기 위해 호랑이굴로 직접 들어가기도 했다. 그는 9일 오전 국민의당-전남 예산정책협의회에 직접 참석해 박지원 전 대표 등 호남 중진들과 직접 대면했다. 박 전 대표는 안 대표의 방문과 관련해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정치인들이 늘 그렇지만, 직접 만나니 또 웃으며 대화하고 분위기가 좋았다”며 한동안 이어진 안 대표와의 대치 전선에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같은 날 점심에는 당 초재선 의원들과도 식사를 함께 하며 당의 미래에 대한 여러 의견을 청취했다. 그는 드러난 이들 일정 외에도 비공식적으로 비안철수계 당 중진들과 식사와 전화, 의원실 방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을 이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의 노력은 일정 부분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초재선과의 식사 직후 진행된 의원총회를 통해 “당의 확장성(바른정당과 통합)도 중요하지만 정체성(호남)을 지키는 것이 더 우선 순위”라는 취지의 발언 등으로 호남계에 화해의 제스처를 재차 취했다. 이후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선 강성 비안계로 분류되곤 했던 재선의 황주홍 의원이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황 의원은 이날 “호남 중진들이 당 대표를 당장 밀어낼 수 없고, 안 대표가 (호남계의 동의 없이) 바른정당과 통합하는 것도 불가능하고 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조기 공천, 당원 배가 운동 등이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대표와 황 의원의 발언 이후 박주현 의원을 제외한 유성엽ㆍ이상돈 의원 등 강경 대치파의 공개적 비난 발언은 실제로 사라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호남 중진들도 의원총회 이후 더 이상 싸우는 게 자신의 정치적 이미지와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며 “아직 여진은 남았지만 내주에는 당 갈등이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안철수계의 한 의원은 10일 “당이 노선과 방향성을 가지고 싸우는 것은 오히려 건강하다는 증거 아니겠냐”며 “더 골이 깊어지기 전에 안 대표가 직접 밥을 먹으며 대화에 나서 다소간의 오해가 풀렸다”고 밝혔다. 안 대표의 한 측근 역시 “식사 과정에서 호남계에 ‘갈라서자는 것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낸 것이 효과가 있었다”며 “이미 시작된 만큼 안철수식 식사 정치를 당분간 이어가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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