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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부패 독재자’ 무가베 친선대사로 임명하려다 철회

입력
2017.10.23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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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계보건기구(WHO)가 짐바브웨를 37년간 통치한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을 친선대사로 임명하려다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철회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2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우려하는 목소리를 주의 깊게 들었다”라며 무가베 대통령을 WHO 친선대사로 임명하겠다는 의사를 철회했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짐바브웨 정부와도 상의했다”며 무가베 대통령의 친선대사 임명 철회가 WHO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또 “보편 건강보험 확보를 위해 모든 국가의 모든 통치자들과 일하겠다”라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앞서 무가베 대통령이 공중보건제도 확장을 위해 노력한 점에 찬사를 보내며 그를 WHO 친선대사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비판자들은 최근 무가베 대통령의 실정으로 짐바브웨의 공공보건제도가 무너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무가베 대통령은 집권 초창기에 보건제도 확대를 위해 투자했지만, 2000년대 들어 짐바브웨의 경제가 무너지면서 보건복지도 같이 무너졌다. 공중보건 관계자들은 제대로 급여를 받지 못하고 약품 공급도 부족하다. 93세 고령인 무가베 대통령 본인도 진료를 위해 종종 싱가포르로 출국한다.

짐바브웨의 독재자로 악명이 높은 무가베 대통령이 국제기구 친선대사에 임명되자 국제사회는 크게 반발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짐바브웨 병원에는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 부족하다”고 규탄했다. 짐바브웨 최대야당인 ‘민주적 변화를 위한 운동(MDC)’도 “무가베는 우리의 보건 시스템을 파괴했고 공립병원이 무너지게 했다”며 “이번 임명은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5월 WHO 사무총장으로 취임한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첫 아프리카 출신 WHO 사무총장으로 주목을 받았으며 “불가능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자”는 구호를 내걸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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