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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서 용? 사실상 멸종… 통계로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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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학력이 중졸 이하 경우
자녀에 ‘기회 불평등’도 집중
한국 사회에서 계층간 이동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저소득층 자녀가 고등교육이나 사업 성공 등을 통해 상류층으로 올라서는 ‘개천의 용’이 사실상 멸종돼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재정학연구에 실린 서울대 경제학부 박사과정 오성재(제1 저자)씨와 주병기 교수의 ‘한국의 소득기회 불평등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개인의 소득은 개인의 노력뿐 아니라 부모의 경제력과 학력 등 사회경제적 환경, 선천적 재능, 우연적 요소 등에 따라 결정되는 경향이 컸다.
저자들은 한국노동패널 조사 등을 바탕으로 1998년, 2003년, 2008년, 2014년의 가구주(나이 30~50대)의 가처분 소득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아버지의 직업과 학력에 따라 기회의 불평등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모든 조사기간에서 아버지 직업이 고숙련 집단이냐 아니면 저숙련 집단이냐에 따라 자녀의 기회 불평등이 나타났다. 특히 부모의 학력이 중졸 이하의 저학력인 경우 자녀에게 기회의 불평등이 집중됐다.
저자들은 자체 개발한 ‘개천용 불평등지수’를 통해 경제적 계층에 따른 기회의 불평등도 입증했다. 이 지수는 0(완전평등)부터 1(완전불평등)까지의 값을 갖는 지니계수와 유사한데, 지수가 0이면 기회의 불평등 때문에 실패하는 경우가 없는 상태를 말하고 1이면 불평등 때문에 실패하는 확률이 100%인 경우를 뜻한다.
저자들의 조사 결과 개천용 불평등 지수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부친의 직업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 이 지수는 2001년 0.14 안팎이었지만 2014년에는 0.38에 이를 정도로 높아졌다. 100명 중 40여명이 기회의 불평등 때문에 성공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부친의 학력을 기준으로 한 개천용 불평등 지수 역시 2014년 0.27로 자녀의 성공 여부와 제법 높은 상관 관계를 보였다.
저자들은 지니계수와 소득 등을 지수화한 ‘지니 불평등 지수’를 통해 한국과 주요국을 비교했다. 그 결과 한국의 지수는 5.01로 조사돼, 계층에 상관 없이 비교적 고른 기회가 주어지는 독일(0.88)이나 노르웨이(2.18)보다는 계층 간 이동이 사실상 어려운 미국(6.93) 또는 이탈리아(7.64) 쪽에 보다 근접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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