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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제네시스 G70, 현대차 ‘안티’도 돌아 볼 스포츠세단

입력
2017.09.22 08:06

좌우로 ‘살짝 살짝’ 날쌘 몸놀림, 가속페달은 조금만 밟아도 ‘쭉 쭉’ 나가고, 날카로운 핸들링과 완벽한 제동성능에 기대하지도 않던 운전의 재미가 샘솟는다.

외관은 제네시스 브랜드와 현대자동차의 정체성 사이에서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실내는 손이 자주 닿는 곳에 고급 소재가 들어가고 시선이 집중되는 포인트는 신규 아이템으로 채웠다. 피부와 손끝, 눈길이 닿는 곳마다 고급스러운 느낌이 마치 메르세데스-벤츠의 실내를 연상시킨다.

당연히 주행성능은 BMW와 가장 유사하다. 특히 중ㆍ고속에서 민첩함은 판박이 느낌. 어쨌든 현대차 공장에서 만들어진 차량에 올라 운전의 재미와 고급스러움 그러니까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날들이 다가왔다. 진짜 제네시스는 G70와 함께 시작됐다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지난 15일 세계 최초로 내외관 디자인이 공개되고 20일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한 제네시스 라인업 세 번째 모델 G70를 언론 시승회를 통해 서울과 포천일대 약 130km 구간에서 경험해 봤다.

시승차는 V6 3.3 T-GDi 엔진을 얹은 G70 3.3T 스포츠 풀옵션 모델로 전자식 AWD 시스템인 ‘HTRAC(에이치트랙)’이 탑재돼 2WD 대비 70kg 더 무거운 1,775kg의 공차 중량을 기록한다. 이는 G70 라인업 중 가장 무거운 수치다.

다만 2.0터보, 2.2디젤, 3.3터보 등 3가지 라인업으로 구성된 G70의 파워트레인 중 가장 강력한 힘을 내뿜는 3.3터보의 경우 최고출력 370마력에 52.0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해 최대 270km/h의 폭발적 가속성을 자랑한다. 특히 G70의 경우 정지상태에서 100km/h 도달까지 이른바 '제로백'으로 불리는 순간 가속성이 2WD 기준 4.7초를 발휘한다. 이는 앞서 출시된 기아차 스팅어(4.9초) 보다 0.2초를 앞당긴 수치다.

이날 시승 중 G70의 달리기 성능은 시승 코스의 대부분을 차지한 세종포천고속도로에 들어서자 확인할 수 있었다. 앞서 시내도로에서 컴포트와 에코 모드로 주행 시 느껴던 정숙하고 편안한 컨셉트와 부드러운 승차감은 전혀 다른 모습의 G70으로 변신했다.

변속기 버튼 뒤쪽에 자리한 다이얼 모양 드라이브 모드 버튼을 돌려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자 제일 먼저 계기판이 붉게 변하고 운전석 시트 좌우측 허리 부근 볼스터가 단단하게 몸을 움켜져 안정적이 느낌을 운전자에게 전달한다.

이전과 동일한 힘으로 가속페달을 밟았지만 차체 반응은 완전히 달라졌다. 보다 높은 엔진회전수를 통해 가속페달에 힘을 실을수록 차체가 스프링처럼 튀어나간다. 일정 수준 이상의 고속주행 중에도 1.7톤 정도는 가뿐하게 끌며 추월가속성능에서도 부족함을 찾을 수 없었다.

다만 고속주행 시 운전자에게 전달되는 엔진과 배기음은 아쉽다. 보다 ‘카랑 카랑’한 맛이 경쟁모델대비 덜하다. 또한 저속에서 느껴졌던 편안한 승차감의 여운은 스포츠 모드에서도 조금은 남아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반응은 의아하다.

G70은 앞서 출시된 EQ900, G80에서 느껴졌던 N.V.H.(Noise, Vibration, Harshness) 성능이 이어졌다. 정차상태에서 실내로 전달되는 소음과 떨림은 거의 느낄 수 없었고 이는 고속주행에서도 고스란히 유지된다.

8단 자동변속기는 저속과 고속에서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엔진의 힘을 바퀴로 빠르게 전달한다. ‘툭툭’ 치고 나가는 변속감이 아닌 부드럽고 빠르게 움직이는 세팅이다. 또한 운전대 반응은 적당히 예민해 스포티한 성향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달리는 맛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G70에는 ‘랙 구동형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R-MDPS)’과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기본 적용됐다.

이밖에 제네시스 G70은 환형구조 차체 설계와 차체 주요 부위 듀얼 멤버형 보강구조를 통해 골격 강성을 대폭 강화하고 서브프레임 결합부분의 연결부위를 강화함으로써 구동계 강성을 극대화해 안전성을 높였다. 여기에 엔진룸 내부에는 마름모 형상의 스트럿바를 탑재해 엔진룸 강성을 크게 향상시킨 부분도 눈에 띈다.

또한 동급 최대 수준인 9개의 에어백을 전 모델에 기본 탑재하고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차량과 보행자간 충돌 시 차량의 후드를 자동으로 상승시켜 보행자에 가해지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액티브 후드를 기본 적용하는 등 안전성이 크게 향상됐다.

한편 G70의 판매는 출시 전 보인 대중의 관심을 보여주듯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21일 현대차에 따르면 G70은 판매개시 첫날 2,100대의 계약실적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올린 계약실적은 G70의 올해 판매목표인 5,000대의 40%가 넘는 수치다. 이는 경쟁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BMW 3시리즈 등의 지난해 월평균 판매대수와 비교해 약 3배에 달한다.

제네시스 G70은 사양에 따라 가솔린 2.0 터보 3,750만원~4,295만원, 디젤 2.2 4,080만원~4,325만원, 가솔린 3.3 터보 4,490만원~5,180만원이다.

김훈기 기자 hoon149@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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