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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견본주택 북새통…8ㆍ2대책 약발 식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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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반포 센트럴자이 가보니
3.3㎡당 분양가 500만원 내려
84㎡는 주변보다 3억원 저렴
사흘간 2만 5000명 인파몰려
“당첨 땐 연락을” 떴다방 등장도
“분양가 상한제 역효과” 지적
규제 벗어난 미분양도 인기
“분양가가 인근 시세에 비해 훨씬 낮아 손해를 보진 않을 것 같아요. 잘하면 대박이 날 수도 있고요.”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GS건설 자이 갤러리에 마련된 ‘신반포 센트럴자이’(서초구 잠원동) 견본주택에서 만난 방문객 최모(49)씨 부부는 이 같이 말했다. 신반포 센터럴자이는 정부의 8ㆍ2 부동산 대책 이후 첫 분양에 나선 강남권 재건축 단지다.
신반포 센트럴자이 견본주택에는 이날 아침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방문객들의 대기 행렬이 100m 가량 길게 이어졌다. 업체측에서는 천막을 쳐 방문객들을 위한 간이 대기장소를 마련했지만 워낙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이마저도 소용이 없었다. 견본주택 주변에는 “청약이 당첨되면 연락을 달라”는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 직원들까지 등장했다. 부동산 과열이 극에 달했던 상반기 서울 분양 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지난 1일 문을 연 견본주택은 주말 사흘 동안 모두 2만5,000여명이 방문하는 등 당초 예상보다 2배 가량 많은 인원이 몰리며 지난 2일에는 밤 10시까지 한시적으로 연장 운영됐다. 견본주택은 5일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역대 최고 강도 부동산 규제로 불리는 8ㆍ2 대책에도 불구하고 신반포 센트럴자이가 주목 받는 이유는 ‘낮은 분양가’ 때문이다. 신반포 센트럴자이 분양가는 3.3㎡ 당 평균 4,250만원으로 책정됐다. 전용면적 84㎡는 최고 15억5,660만원이다.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신반포 센트럴자이 예정지 인근 신반포 자이 84㎡는 지난달 18억4,653만원에 거래됐다. 단순 시세차익만 3억원 가량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당초 신반포 센트럴자이는 3.3㎡ 당 평균 분양가가 4,700만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을 받는 과정에서 500만원 가량 내려갔다. 더구나 분양가가 9억원 이상인 아파트는 HUG 보증의 중도금 집단대출이 불가능하지만 이 단지는 GS건설이 시공사 보증으로 중도금 40% 대출을 알선해 주기로 했다.
이 때문에 청약 예정자들과 부동산 중개업자들 사이에서는 신반포 센트럴자이가 ‘로또’가 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정부의 분양가 억제가 뜻하지 않은 대박의 기회를 준 셈이다. 특히 강남권은 소형 평형이라고 하더라도 분양가가 대부분 10억원을 넘기 때문에 결국 자산가만 혜택을 보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신반포 센트럴자이는 분양가 상한제가 어떤 역효과를 가져올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투기열기를 잡아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늘리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초저금리 속에서 규제 일변도의 정책만으로는 한계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서 자유로운 미분양 아파트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최근 1~7월 5만9,313가구에서 5만4,282가구로 8.48% 감소했다. 경기 용인시는 미분양 아파트가 5,285가구에서 3,018가구가 줄어 2,267가구만 남았다. 같은 기간 평택시도 미분양 가구가 2,532가구에서 1,303가구가 줄면서 큰 감소세를 보였다.
8ㆍ2 대책의 성패는 9월을 맞아 본격 개막되는 가을 분양시장에서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4~10일 전국 15개 단지에서 총 8,249가구(총 가구수 기준)의 청약이 진행된다. 수도권에서는 모두 5,499가구가 분양에 나선다. 견본주택은 삼성물산이 강남구 개포동에서 개포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해 짓는 ‘래미안강남포레스트’ 등 전국에서 10곳이 문을 연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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