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원가 1일부터 공개… 치킨 값 내릴까

입력
2017.08.3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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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판매대에 진열된 닭고기를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3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판매대에 진열된 닭고기를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9월 1일부터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과 닭고기 원가를 직접 비교해볼 수 있게 된다. 정부 홈페이지를 통해 닭고기 산지 가격과 도매 가격이 유통단계별로 공개되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일부터 이런 내용의 ‘닭고기 가격공시’를 시행한다고 31일 밝혔다. 축산물품질평가원, 농림축산식품부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매일 ▦위탁생계가격(계열화 사업자가 사육을 위탁한 농가에서 닭을 구입하는 가격) ▦생계유통가격(중간유통상인이 계열화 농가가 아닌 농가에서 닭을 구입하는 가격) ▦도매가격(도축한 닭고기를 프랜차이즈, 대형마트, 대리점에 판매하는 일일 평균가격)을 단계별로 볼 수 있다.

닭고기 가격 공시 예시.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닭고기 가격 공시 예시.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국내에서 닭고기의 유통단계별 가격을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이 한창이던 지난 3월 업계 1위 치킨 프랜차이즈인 BBQ가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게 계기가 됐다. 농식품부는 소비자들이 유통단계별 가격을 알게 되면 프랜차이즈 업계도 치킨 값을 터무니없게 받기는 힘들어질 걸로 보고 있다.

다만 소비자들은 A, B, C 등 익명으로 표시된 업체의 가격만 볼 수 있을 뿐 계열화 사업자나 프랜차이즈, 대형마트 등 업체 상호는 확인할 수 없다. 가격 정보가 영업비밀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제도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내년 하반기까지 법으로 가격공시제를 강제하기 전까지는 가격을 허위로 공시해도 처벌할 수 없다는 맹점도 있다.

농식품부는 가격공시 제도를 확대해 2019년부터는 소ㆍ돼지ㆍ닭ㆍ오리 등으로 범위를 넓힌 ‘축산물가격 의무신고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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