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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 진원지 유럽, 이번엔 ‘간염 소시지’ 논란

입력
2017.08.23 17:28

네덜란드ㆍ독일산 돼지로 만든 테스코 제품

 

돼지고기로 만든 소시지. 게티이미지뱅크
돼지고기로 만든 소시지. 게티이미지뱅크

‘살충제 계란’ 파문을 촉발한 유럽에서 이번엔 ‘간염 바이러스 소시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더타임스 등 영국 언론은 네덜란드ㆍ독일산 돼지고기로 만든 소시지와 햄을 섭취한 영국인들이 무더기로 ‘E형 간염’에 걸렸다고 보도했다.

영국보건국(PHE)이 2014~2016년 영국 내에서 급증하고 있는 E형 간염 바이러스(HEV) 감염자들을 역학조사 한 결과, 수입산 돼지고기로 제조한 소시지 등 육가공 제품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해외여행을 가지 않고 HEV에 감염된 영국인은 2010년 368명에서 지난해 1,243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PHE는 특히 2014년 HEV 환자 60명의 식습관, 구매 패턴 등을 추적한 뒤 이들이 공통적으로 네덜란드와 독일에서 들여온 돼지고기를 가공해 자체 브랜드로 판매한 특정 업체의 소시지 및 슬라이스햄을 먹은 사실을 밝혀냈다. 보건당국은 문제의 업체 이름을 ‘슈퍼마켓 X’로 익명 처리해 발표했으나 언론은 영국의 대형 유통 체인 ‘테스코’를 지목했다. 테스코 측은 현재 보도의 진위 여부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영국 국민건강서비스(NHS)는 한 해 HEV 감염 규모를 15만~2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도 유통되는 간(肝) 소시지 등의 80%에서 HEV가 검출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E형 간염은 HEV에 오염된 음식을 통해 감염되며 인수 공통 전염병이다. 대개는 가벼운 증상을 앓거나 감염 사실을 모르고 넘어갈 때가 많지만 심하면 간경변과 신경 손상 등을 일으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아직 예방 백신은 나오지 않았다. 감염을 피하려면 돼지고기와 그 가공식품을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한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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