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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T 계란’ 농가, 과거에 과수원이었다

입력
2017.08.21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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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 DDT 출처 밝히기 위한 역학조사 착수

농장주 “뿌린 적도 없는 DDT 검출 이해 안 돼”

영천에서 토종 산란계 농장을 운영 중인 이몽희씨는 21일 "우리 농장에서 DDT가 검출된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영천에서 토종 산란계 농장을 운영 중인 이몽희씨는 21일 "우리 농장에서 DDT가 검출된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최근 DDT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된 영천의 농가에서 산란계들이 사육되고 있다. 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최근 DDT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된 영천의 농가에서 산란계들이 사육되고 있다. 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전국 살충제 계란 전수조사에서 사용이 금지된 ‘디클로로디페닐트리클로로에탄(DDT)’ 성분이 검출된 경북 영천과 경산 두 친환경 무항생제 축산농가가 과거 과수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경북도에 따르면 영천시 도동에서 토종 산란계 8,500마리를 키우는 이몽희(55)씨의 농장은 2009년 무렵 복숭아밭을 닭사육장으로 전환했고, 경산시 하양읍에서 토종 산란계 4,200수를 키우는 박모씨의 농장은 2014년에는 사과밭이었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농가가 과수원이었을 당시 DDT가 뿌려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역학조사에 착수했다.

살충제를 사용해선 안 되는 이들 친환경 인증 농가들은 각각 하루 2,000개, 1,700개씩 생산되는 계란에 더 이상 인증마크를 부착하지 못하고 있다.

영천의 이씨는 “DDT를 뿌렸다면 당장 농장을 폐쇄하겠지만 오히려 뿌리지도 않은 DDT가 검출된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우리 농장에서는 물세척을 하기 전에 계란을 손으로 씻을 정도로 청결하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DDT의 허용 기준치는 0.1㎎/㎏로, 영천과 경산에서는 각각 기준치보다 적은 0.047, 0.028㎎/㎏이 검출됐다. DDT는 강력한 살충 효과를 가지고 있으나 먹이사슬을 따라 축적된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1979년 사용이 금지됐다.

경북도 관계자는 “두 농가는 친환경 인증이 취소됐으나 생산 계란을 일반란으로는 시중에 유통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두 농가는 “뿌린 적도 없는 DDT 때문에 친환경 인증이 취소되다니 어이없다”고 말했다.

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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