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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가 성장이다]장애인 고용해 품질 경쟁압도...英기업, 한때 공장 90여곳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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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선 저소득 청년 일자리 제공
90% 이상 ‘대학 진학’ 돕기도
한때 영국 전역에 공장 90여개, 직간접적으로 고용된 근로자는 1만8,000여명. 사업 영역은 의료기기, 전자제품, 가정용ㆍ사무용 가구 생산, 군복과 스포츠의류 등을 포함한 의류업, 심지어 각종 제품을 종이 또는 플라스틱으로 포장하는 패키징까지.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한 이 거대기업은 장애인을 직원으로 고용하는 영국의 사회적 기업 ‘렘플로이’다.
1945년 2차 세계대전 상이군인의 취업을 돕기 위해 설립된 렘플로이는 이후 장애인의 취업을 지원하고, 지속 가능한 고용 창출을 촉진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설립 당시에는 경영과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비장애인 고용 기업과 경쟁에서도 뒤지지 않는 제품 품질을 자랑한다. 장애가 품질의 적(敵)이 될 순 없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특히 주력 제품인 가구의 품질은 널리 인정받아 1969년 찰스 왕세자의 책봉식 때 사용한 1,000여 개의 의자를 이곳에서 제작했다. 이 의자 모델은 여전히 고가 소장품으로 인기가 높다. 미국 클린턴 대통령 취임식 때 경호원들이 입었던 특수복도 렘플로이가 생산한 것으로, 이후 이 회사는 군복을 수출하기도 했다.
렘플로이는 영국의 제조업 쇠퇴로 많은 직영 공장들을 패쇄한 뒤에는 장애인들에게 직업 교육을 실시한 뒤 민간 기업에 파견하는 역할에 주력하고 있다. 테스코, 유니레버, 막스 앤드 스펜서 등의 기업이 렘플로이와 연계해 장애인을 채용하고 있다.
미국 ‘주마 벤처스’는 15~19세의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일자리를 줘 대학 진학을 돕는 사회적 기업이다. 1993년 미국 유명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 앤 제리’를 판매하는 비영리기관으로 출발한 주마 벤처스는 샌프란시스코, 애틀랜타, 댈러스, 시애틀 등 미국 9개 도시에서 20개 이상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회적기업이 됐다.
주마 벤처스는 가난 때문에 고등교육을 받을 기회를 갖지 못한 저소득층과 비행 청소년들에게 취업 기회를 준다. 주마(Juma)는 스와힐리어로 ‘일’을 뜻한다. 스포츠 구장이나 공원 등에서 커피와 아이스크림을 판매해 수입을 올릴 수 있도록 하고, 이들이 벌어들인 돈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자산 관리 서비스도 제공한다.
궁극적인 목표는 청소년들의 대학 진학이다. 대학을 나와 좋은 일자리를 얻어야 가난의 대물림을 끊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청소년들에게 공짜로 대학 입학금을 지원하거나, 무료로 과외 수업을 받게 해주는 대신 노동을 통해 학비를 벌고, 이를 잘 관리해 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 결과 주마 벤처스의 지원을 받은 청소년들의 대학 진학률은 90%에 달한다. 미국 저소득 청소년의 대학 진학률이 52%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경제적인 성과도 눈부시다. 주마 벤처스가 현재까지 고용한 청소년은 6,000여명에 이르고, 이들이 번 수입은 누적 2,940만달러에 달한다. 지금은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 쉐브론, 시티그룹, 리바이스, 구글 등 대기업들도 주마벤처스를 후원하고 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관계자는 “저소득층, 장애인 등의 빈곤 문제는 정부 재정 투입을 통한 지원으로 해결하는 것보다 사회적 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로 해결하는 게 효과적”이라며 “일반 기업과 비교해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는 해외의 사회적 기업들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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