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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가 성장이다] 노사합의로 이뤄낸 ‘공공기관 첫 전원 정규직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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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양주시 시설관리공단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에서 상담사로 일하는 윤모(49‧여)씨는 지난 5년 간 똑같았던 출근길이 요즘은 설레고 새롭다. 최근 무기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얻게 된 자신감 때문이다. 2012년 5월 계약직으로 들어온 윤씨는 지난 1일자로 일반직과 동등한 고용과 처우를 보장받는 정규직이 됐다.
정규직 전환 뒤 윤씨의 직장생활에도 변화가 생겼다. 마음 속 깊이 박혀 있던 좌절감이 해소되며 일하는 게 즐거워졌고, 더 열심히 일해 승진하고 싶은 꿈도 생겼다. 한 달이 안돼 아직 새 명세서를 받아보진 못했지만 월급도 6% 올랐다. 무엇보다 근속연수가 쌓이면 급여를 올려주는 호봉제가 적용되며 안씨 등 공단 직원들 얼굴 가득 웃음꽃이 폈다. 그 동안 계약직은 경력 1년 차나 10년 차나 사실상 똑 같은 급여를 받았다. 윤씨는 “기쁘면서도 좀처럼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앞으로 더욱 분발할 생각”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경기 양주시가 산하 지방 공기업인 시설관리공단 비정규직 직원 113명 전원을 지난 1일정규직으로 전환하며 일터에 활력이 돌고 있다. 전국의 공공기관 중 윤씨처럼 무기계약직까지 포함해 계약직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정규직과 같은 직군으로 통합한 사례는 이곳이 처음이다.
‘왜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생활은 하나도 바뀌지 않을까’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이번 정규직 전환은 공단의 노사 합의로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값지다. 2006년 11월 설립돼 양주시의 문화ㆍ체육시설 관리, 교통약자 이동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시설관리공단은 그 동안 정규직인 일반직(31명)과 업무직(무기계약 98명), 계약직(5명) 등 3개 직군으로 운영됐다. 그러나 시는 직군 구분이 위화감 조성으로 조직 결속과 업무 효율을 저해한다고 보고 ‘일반직’ 단일 체계 통합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무기계약직이던 시설관리, 재활용 선별장, 사무보조 등과 계약직인 스포츠 강사들이 모두 일반 8급으로 전환됐다. 설립 10여년 만에 직원 전원이 고용불안 없이 동일 임금체계를 적용 받는 조직으로 거듭난 것이다.
시는 기존 비정규직의 급여인상(평균 6.54%)으로 향후 10년간 36억원의 재정부담이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예산절감 등을 통해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성호 양주시장은 “구성원 간 결속력이 강화되고, 성과 중심의 조직 문화가 정착되면 시민을 위한 공공 서비스의 질도 향상될 것”이라며 “다른 산하기관으로도 정규직 전환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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