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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암살 며칠 전 스위스 망명 고려”

입력
2017.08.15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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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제네바 국제학교 친구들

영 BBC 다큐멘터리 출연해 증언

김정남. BBC 홈페이지 캡처
김정남. BBC 홈페이지 캡처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 형인 김정남이 지난 2월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당하기 직전, 스위스로 망명하고 싶어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간) 영국 BBC가 방영한 다큐멘터리 ‘북한: 가족 내 살인(North Korea: Murder in the Family)’에 따르면, 김정남이 다녔던 스위스 제네바 국제학교 친구들은 이 같이 주장했다. 김정남이 암살되기 며칠 전까지도 연락을 주고 받았다고 밝힌 친구들은 그가 신변 안전을 우려, 스위스로 망명해 유럽 시민권을 따려 했었다고 밝혔다. 아무 두려움 없이 학교에 다니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스위스로 다시 돌아가 정착하고 싶어했다는 것이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미샤 아즈나부르는 “김정남이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내 ‘제네바에서 조만간 보자. 사흘 내에 돌아간다’고 했다”고 말했다. 앤서니 사하키안은 “김정남은 스위스가 특히 안전하다고 여겼다”며 “신변 안전을 전혀 우려하지 않았다면, 유럽으로의 이주 얘기를 했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1980년 러시아 모스크바로 유학을 떠났던 김정남은 이듬해 스위스 제네바의 국제학교로 옮겨 2년간 유학 생활을 했다.

김정남은 지난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 공격을 받고 병원으로 후송되던 중 사망했다. 암살 작전을 주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공작원들은 북한으로 도주했으며, 용의자로 체포된 리정철도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나 북한으로 추방됐다. 현장에서 김정남의 얼굴에 독극물을 직접 바른 것으로 조사된 베트남인 도안 티 흐엉과 인도네시아인 시타 아이샤는 살인 혐의로 현재 말레이시아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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