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北 ICBM 엔진 우크라이나 공장이 공급”

러시아 연계 유즈마슈 생산 ‘RD-250’ 추정

 

그림 1북한이 지난달 28일 시험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미사일.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달 시험 발사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 엔진을 우크라이나의 한 공장이 공급한 암시장에서 조달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4일 보도했다. 러시아 미사일 프로그램과 연계된 해당 공장이 엔진을 제공한 덕분에 ICBM 시험발사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신문은 이날 미사일 전문가와 미 국제전략연구소(IISS)가 작성한 정보 분석 보고서를 근거로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지난 2년 동안 실패를 거듭하던 북한이 미사일 디자인과 부품 공급처를 바꿨는데, 지난달 28일 발사한 로켓 엔진이 과거 구 소련 미사일에 장착했던 제품과 동일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북한 입수한 것으로 추정되는 엔진(RD-25)은 특히 추진력이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엔진 공급의 배후로 우크라이나 드니프로에 위치한 ‘유즈마슈’ 공장을 지목했다. 이 공장은 냉전시대 SS-18을 비롯해 구 소련 미사일의 제조를 담당했으며, 우크라이나가 독립한 이후에도 러시아 미사일을 만들어 왔다. 하지만 2014년 친러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이 물러나자 러시아 측 주문이 끊겨 경영 압박이 심해졌고, 이런 점이 북한과 거래를 튼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마이클 엘먼 IISS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RD-25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또 우크라이나가 지금도 북한을 돕고 있는지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즈마슈와 관련된 러시아 거대 미사일 제작 업체 에네르고마스도 모종의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북한이 2011년 유즈마슈에서 미사일 관련 기밀을 훔치려다 적발된 사실도 의혹을 뒷받침한다고 NYT는 전했다. 북한은 당시 액체추진 엔진과 미사일 연료 공급장치 등 핵심 미사일 기술을 빼내려다 실패해 관계자 2명이 체포됐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