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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울역에서 순식간에 3억6000만원 돈가방 들고 튄 외국인 일당

입력
2017.08.1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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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계 원정 절도단 가능성

서울역사 내부. 게티이미지뱅크
서울역사 내부. 게티이미지뱅크

남미계가 낀 외국인 일당이 서울역 한복판에서 수억 원이 든 돈가방을 훔쳐 달아나 경찰이 추적에 나섰다. 그러나 사건 발생 열흘이 넘도록 용의자 6명 중 단 한 명도 검거하지 못한 데다 일부는 이미 출국한 것으로 알려져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13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4시 20분쯤 서울역 안에 있는 한 음식점에서 외국인 6명이 현금 3억6,000만원이 든 A씨의 검은색 백팩을 들고 도망쳤다. 부동산 업계에 종사하는 A씨는 기차를 타기 전 동료 B씨와 함께 역사 3층에 있는 패스트푸드점에 들러 주문을 하러 간 사이 사업자금을 넣어둔 백팩을 도난당했다. 당시 테이블 맞은 편에 B씨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순식간에 일이 벌어져 막을 새도 없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TV를 검색해 이들이 여성을 포함한 콜롬비아 등 남미 출신 외국인 일당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절도 용의자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일당 일부가 B씨 시선을 끄는 어수선한 틈을 타 그 중 한 명이 A씨 가방을 들고 달아났다. 경찰 관계자는 “매장 안은 손님으로 붐볐지만 A씨 테이블이 매장 바로 앞에 있어 용의자들이 범행 후 빠르게 밖으로 도망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용의자들은 역사 바깥에서 택시 두 대에 나눠 타고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직적인 절도 행각을 감안할 때 외국인 전문 절도단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외국인 절도 건수는 2012년 1,735건에서 2015년 2,306건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 남미나 동남아시아 등에서 국내로 들어와 절도 행각을 벌인 뒤 자국으로 도피하는 전문 절도단이 늘고 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사전에 피해자 가방에 돈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은 물론 상당히 계획적으로 피해자에게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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