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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통키는 왜 한강에 뛰어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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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여의도 한강 여의나루 시민공원에는 북극곰 옷을 입은 활동가가 한강 물에 뛰어들었다. 동물권 단체 케어가 이날 에버랜드에서 사육중인 북극곰 ‘통키’의 열악한 사육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한 것이다. 이날 케어의 활동가들은 ‘북극곰 통키는 살고 싶다!’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케어에 따르면 지난 11일과 14일 통키 사육환경을 자체 조사한 결과 2년 전 열악했던 사육환경이 개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케어 측은 “11일 방문해보니 통키가 30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 물 한 방울 없는 우리에 홀로 방치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작은 대야 속 고인 물에 코를 박고 더위를 식히거나 발을 담그려고 애쓰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14일 방문 시에도 상황은 비슷했다는 게 케어 측의 주장이다. 한낮 기온이 34도를 육박하는 가운데 통키 사육장의 물을 발목 깊이로 채워놓았지만 여전히 북극곰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통키는 1995년 경남 마산 동물원에서 태어나 97년 에버랜드로 이동해 지내고 있다. 앞서 2년 전 통키가 사는 수족관 내의 벽과 수조 속 물이끼가 생기고, 흰색 이어야 할 통기의 목과 발 부분 털이 한때 녹색으로 바뀌면서 통키의 서식 환경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대두된 바 있다. 당시 동물단체에 따르면 통키는 같은 지점을 왔다 갔다 하고 머리를 계속해서 흔드는 이상 행동을 했고, 통키의 서식환경 개선을 위한 온라인 서명 운동에 5,000여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동참했다.
케어 측의 영상을 확인한 영국의 글래스고 대학 사만다 린들리 수의사는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어서는 폭염 속에서 풀장은 말라붙었고, 휴식을 위해 마련한 공간은 너무 덥고 습해 통키가 들어가려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며 “동물원은 통키에게 도를 넘는 학대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린들리 수의사는 이어 “통키에게 젖은 매트와 그늘에서 쉴 공간, 얼음 등을 제공해 몸을 식히고 갖고 놀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민희 케어 정책팀장은 “통키의 사육환경을 즉각 개선하지 않으면 중국 북극곰 피자(Pizza)처럼 한국판 세상에서 가장 슬픈 북극곰이 되지 말란 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사육되는 북극곰은 삼성 에버랜드의 ‘통키’와 대전 오월드의 ‘남극이’ 2마리다.
이에 대해 에버랜드 측은 “1주일에 두 번 청소를 하는데 청소를 위해 물을 뺐을 때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냉방장치를 가동해 실내온도를 18도로 유지하고 있으며 풍부화행동 등에도 신경을 쓰며 최선을 다해 보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에버랜드 측은 이어 “동물단체의 지적을 감안해 비록 국내에서 태어나 20여년간 함께 생활하며 정든 통키지만 더 나은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전세계 제휴 동물원들과 협의를 벌이고 있다”며 “하지만 고령이라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김서로 인턴기자 (이화여대 행정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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