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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배원, 하루 11시간 일하는데 연차 사용은 3일뿐

입력
2017.07.24 16:35

잇단 과로사… 근무환경 설문조사 결과

전국우정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2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집배원 증원을 요구하고 있다. 뉴스1
전국우정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2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집배원 증원을 요구하고 있다. 뉴스1

집배원 10명 중 4명이 하루 12~14시간 일하며, 전체 평균 11시간 가량 일하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잇단 과로사로 집배원들의 근무환경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2,000명 가량에 대한 대규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이다.

전국우정노동조합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집배원 과로사 근절 대책 및 부족인력 증원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집배원들이 하루 평균 10.9시간을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10일 전국 집배원 2,077명을 대상으로 근로 환경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하루평균 12~14시간을 일한다는 응답이 41.4%로 가장 많았고, 10~12시간이 37.1%로 뒤를 이었다. 8~10시간 일하는 이는 7.6%에 불과했다. 월 평균 토요일에 근무하는 일수는 2.1일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토요일에는 6시간 이하 근무한다는 답변이 53.1%로 가장 많았다. 하루 평균 배송물량 처리 건수는 무려 1,151건에 달했다. 이동 거리는 20~40㎞가 41.1%로 가장 많았고 100㎞ 이상도 4.7%인 것으로 나타났다.

집배원들은 과로에 시달리고도 휴식을 제대로 취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차휴가 실제 사용일수는 평균 3.4일로 조사됐다. 연차를 사용하지 못한 이유로는 ‘동료에게 피해주기 싫어서’가 41.9%로 가장 많았고 ‘업무량 과중 때문’(39.3%)이라는 답변이 뒤를 이어 부족한 인력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퇴근 후 하루 평균 휴게시간은 2.7시간에 불과했다.

과중한 업무에도 수당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이들은 하루 평균 2.9시간(월 65.8시간)의 초과 근무를 하고 있었지만 실제 시간외 수당이 지급되는 것은 2시간(48.1%) 또는 1시간(37.3%)뿐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우정노조 관계자는 “우정사업본부 측에서 1인당 집배 부하량 산출 결과 업무량이 적당하다고 이야기 했지만 이는 실제 업무량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며 “근로시간 정상화를 위해 반드시 정규 인원을 더 확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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