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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탓…한국 게임, 중국길 4개월째 막혀

입력
2017.07.2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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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공략 나선 中 모바일 게임

매출 상위 10개 중 4종이 중국산

음양사는 사전 예약 100만 돌파

한국 게임은 中신규 허가 ‘0’

리니지2 등 출시일도 잡지 못해

“보복 해제 등 정부의 지원 절실”

‘뮤 오리진’, ‘검과 마법’ 등 중국산 모바일 게임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돌풍을 일으킨 이후 중국산 게임의 입지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반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여파로 우리나라 게임의 중국 수출길은 4개월째 꽉 막혀있는 상태다. 세계 최대 중국 시장으로 뻗어나가긴커녕 안방 시장까지 내주면서 국내 게임업계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이날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앱) 장터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상위 10개 게임 가운데 중국 업체가 만든 게임은 ‘소녀전선’(3위), ‘반지’(9위), ‘뮤오리진’(10위) 3종이다. 7위 ‘클래시로얄’을 만든 핀란드 슈퍼셀도 지난해 중국 텐센트에 인수됐기 때문에 사실상 4종이 중국산이다.

카카오는 전 세계 이용자가 2억명에 이르는 중국 모바일 게임 ‘음양사’를 다음달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음양사는 국내 사전 예약 열흘만인 지난 17일 신청자 100만명을 돌파했다. 앞서 사전예약 100만명을 넘어선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등이 출시와 동시에 앱 장터 1위에 오른 것을 감안하면 음양사도 왕좌를 예약해놓은 셈이다.

카카오가 8월 출시 예정인 모바일 RPG '음양사 for kakao'의 사전예약자 수가 지난 17일 열흘 만에 100만 신청자를 돌파했다. 카카오게임 제공
카카오가 8월 출시 예정인 모바일 RPG '음양사 for kakao'의 사전예약자 수가 지난 17일 열흘 만에 100만 신청자를 돌파했다. 카카오게임 제공

이처럼 국내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훨훨 날고 있는 것과 반대로 최근 중국으로의 게임 수출 길은 완전히 차단된 상태다. 중국에서 게임을 서비스 하려면 중국 정부의 신규 허가(판호)가 있어야 하는데, 사드 배치 영향으로 한국산 게임은 지난 3월 이후 판호를 한 종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모바일 게임 역사를 새로 쓴 ‘리니지2: 레볼루션’(넷마블게임즈)과 ‘리니지 레드나이츠’(엔씨소프트) 등도 올해 초 판호를 신청했지만 감감무소식이다. 통상 판호 발급에는 4~5개월이 걸린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사드 보복을 피하기 위해 한국업체 이름을 빼고 판호 신청을 넣는 게임이 있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1,023억위안(약 16조9,685억원)으로 전년 대비 81.9%나 커졌다. 한국 시장(지난해 3조8,905억원)의 4배에 이른다. 우리나라 전체 게임 수출에서 중국 등 중화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다. 국내 게임업체들이 포기할 수 없고, 포기해서도 안 되는 시장이라는 얘기다. 시장조사업체 DMC미디어는 “사드 보복은 1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며 “새로운 시장 개척 등 업계의 자생 노력과 더불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부도 지원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문체부는 지난 4월 게임산업에 대한 올해 지원예산을 지난해 413억원보다 55.3% 늘린 642억원으로 책정했다. 이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211억원이 인지도와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 게임사들의 게임 개발비로 직접 지원될 예정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하반기 추가경정예산까지 편성되면 지원 규모가 훨씬 커질 것”이라며 “연말 중국 정부와의 통상협의 때 판호 발급 문제 시정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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