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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공급 중단은 北 숨통 끊는 결정타, 中 나설 가능성은 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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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3국이 유엔 안보리의 새로운 대북제재에 포함시키려는 원유 공급 중단은 단번에 북한의 숨통을 끊을 수 있는 결정적 ‘한방’이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중국은 단둥에서 평안북도의 봉화화학공장으로 연결된 30㎞의 송유관을 따라 매년 원유50만톤은 공짜로, 50만톤은 돈을 받고 보내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도 원유 20만~30만톤을 북한에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연간 유류소비량 100만~150만톤을 이런 식으로 충당한다. 인도적 지원과 민생경제 유지를 위해서라지만, 사실상 김정은 정권을 유지하는 생명줄이나 마찬가지다.
과거 중국은 원유 카드로 북한의 버릇을 고친 전례가 있다. 2002년 10월 2차 북핵 위기 국면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만 고집하자, 중국은 2003년 2월 말 사흘간 송유관 밸브를 잠갔다. 이에 북한이 백기투항 하면서 그 해 8월 북핵 해결을 위한 1차 6자회담이 시작됐다.
이처럼 원유 공급 중단은 대북제재의 마지막 카드로 통한다. 북한의 핵ㆍ미사일 개발 자금을 차단하고 대북 압박수위를 높이기 위해 거론해오던 방안이다. 하지만 원유를 끊으면 북한 체제는 생존 자체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중국은 미온적으로 대응해왔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지난해 1월과 9월 북한이 4ㆍ5차 핵실험을 감행하며 폭주를 계속하자 북한에 최후의 일격을 가하기 위해 원유 중단 방안을 논의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5차 핵실험에 대응해 역대 최고수위의 대북제재로 평가 받은 안보리 결의 2321호를 보면, 중국의 반대로 원유 공급 중단은 아예 제외됐다. 대신 민생 명목으로 인정해 온 북한의 석탄 수출을 약 40%정도 줄여 연간 7억 달러의 손실을 입도록 하는 것에 그쳤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9일 “안보리의 대북결의는 미중 양국이 각자의 요구사항을 주고받으며 채택하기 때문에 북한이 빠져나갈 루프홀(구멍ㆍloophole)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미국 등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P5)이 공동보조를 취하는 게 관건이다. 하지만 2015년 이란 핵 합의 당시 P5와 독일이 의기투합한 것과 달리, 이번 북한의 화성-14형 발사에 대해서는 러시아의 반대로 안보리 규탄 성명조차 채택하지 못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돌아가면서 방해하는 모양새다. 따라서 대북 결의안에 원유 공급 중단을 포함해 강력한 내용이 담길지는 미지수이다. 정부 소식통은 “미국이 센 걸 던지면서 계속 압박하지만 안보리의 역학관계를 감안하면 성공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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