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여의도가 궁금해?] "여길 어디라고 오냐" 호남서 냉대... "당 존속할까" 비관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의석수 40석의 원내 3당인 국민의당이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자행된 초유의 제보 조작 사건이 최근 불거졌기 때문이다.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아들 준용씨의 특혜 입사 의혹을 제기했던 국민의당은 있지도 않은 제보를 꾸며 폭로 기자회견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원 이유미씨의 단독 범행인지, 아니면 당 지도부의 조직적인 지시 내지는 암묵적 동조가 있었는지는 검찰 수사를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벌써부터 제보 조작 사건 여파에 따른 국민의당의 향후 진로를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위기에 빠진 국민의당 내부 속사정을 들려주기 위해 정당팀 기자들이 카톡방에 모였다.
불타라 청춘(불청)=제보 조작 사건이 공론화한 계기는.
봄 대선 야근말고(야근말고)=수면 아래 있던 이번 조작 사건은 박주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의 급작스런 시인으로 시작됐어요. 검찰 수사가 조여 오자 미리 고백을 했다는 게 정설이죠. 처음에는 대선 때 관련 제보를 터트린 선대위 공명선거추진단장 출신 이용주 의원이 “내가 책임지고 발표를 하겠다”고 했다고 해요. 하지만 박 위원장이 “당 대표가 나서지 않으면 국민이 사과의 진정성을 느끼지 못한다”며 총대를 맸다는 후문이죠.
여의도 구공탄(구공탄)=사실 국민의당이 의혹을 제기한 5월 초 이미 조작설이 제기되긴 했어요. 준용씨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런 허위증언을 할 친구가 없다고 주장하면서부터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는 이게 가짜라는 걸 상당히 확신했던 거 같아요. 국민의당 관계자들을 곧바로 검찰에 고소한 것도 그래서였고.
불청=이유미씨는 잘 알려진 인사가 아닌데.
대선말고=이씨는 고려대와 카이스트를 나와 벤처업체를 운영했습니다. 대표적인 ‘안빠’(안철수 지지자)로 통하고, 2012년 진심캠프 상황실에서도 일했어요. 당시 이씨가 “안 전 대표의 카이스트 제자이고, 여수 출신이라 (여수가 고향인) 김미경 교수 가족들과도 각별한 사이”라는 말을 많이 하고 다녔다고 해요. 2012년 대선 이후에는 안 전 대표의 대선 도전기를 책으로 냈는데 당시 공저자로 같이 작업했던 다른 자원봉사자들의 이름을 빼고 자신의 이름만 대표 저자로 넣어서 입길에 올랐다고.
여의도 탐구생활(탐구생활)=이씨는 20대 총선에서 전남 여수갑에 공천신청을 내기도 했는데 공교롭게도 이곳은 이용주 의원의 지역구죠. 당시 이 의원 공천이 확정되자 이씨가 중앙당까지 와서 항의를 해 보통내기가 아니라는 평판이 자자했다고. ^^
구공탄=이씨가 2014년 7월 23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손을 잡고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도 박 전 대통령 페이스북에 걸려 있어요. 2013년에 스타트업 ‘엄청난벤처’를 만든 이씨는 그 해 창조경제 박람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고. 이를 계기로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 성공 사례로 꼽히며 박 전 대통령과 여러 차례 조우했다고 합니다.
불청=사건의 여파로 국민의당 텃밭인 호남의 민심이 싸늘하다던데.
대선말고=한 호남 의원은 지난 주말 지역구의 한 행사장을 갔는데 그 자리에서 “야, 이 XX야. 어디라고 국민의당 배지가 여길 오냐”라는 육두문자를 듣기도 했다고. 또 다른 의원의 경우 지역 행사장에 갔더니 예정된 축사가 빠지기도 했다는 얘기도 전해집니다. 당시 주최 측은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다고 하는데, 국민의당에 대한 호남 여론이 워낙 안 좋다 보니 그게 과연 실수였을까 하는 뒷말을 낳았다고.
불청=당이 진상조사를 했지만 그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던데.
탐구생활=공명선거추진단장이었던 이용주 의원이 단독 언론 플레이를 하면서 나온 이야깁니다. 자신은 개입하지 않았고 당이 속았다는 주장을 주로 했죠. 이유미씨와 주고받은 문자도 자신에게 유리한 일부만 공개해 의혹을 키웠다는 평가도 나왔고. 아무튼 당이 진상조사단 발족을 서둘렀던 이유 중 하나죠.
불청=안철수 전 대표의 정치적 책임론이 끊이지 않죠. 안 전 대표 근황은.
탐구생활=안 전 대표의 동선은 최측근 몇 명만 알 정도로 극비입니다. 집 앞에 벌써 일주일 넘게 기자들이 ‘뻗치기’를 하는데도 도통 구체적 행보가 잡히지 않는데요.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며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일단 알려지고 있습니다.
불청=안 전 대표가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칩거하는 데 대해 현장의 평가는 어떤가요.
대선말고=안 전 대표는 지난해 6월 총선 리베이트 파문으로 당이 위기에 빠졌을 때도 집에서 두문분출하며 장고를 거듭했어요. 너무 상황을 잰다거나 정치인이 가져야 할 맷집이 약하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오죠.
구공탄=선제적으로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에 타이밍을 잡고 있는 듯한 태도에 대한 실망이 크죠. 특히 물밑에선 안 전 대표가 정치적으로 재기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론이 적지 않은 거 같아요.
불청=당시 선대위원장이었던 박지원 전 대표가 기자간담회를 열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과는 대조적이죠.
대선말고=정치 9단으로 불리는 박 전 대표는 제보 조작 지시 의혹을 받는 이준서 전 최고위원과의 연락 사실이 공개되자 당일 오후 따로 기자회견을 자청했습니다. 박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옆 자리의 기자에게 자신 명의의 휴대폰 두 개를 통째로 건네면서 내용을 직접 살펴보라고 해 역시 ‘박지원답다’는 말이 나왔어요.
불청=당원의 단독 범행이고 당 지도부는 몰랐다는 자체 진상조사 결과에 대한 현장의 평가는.
대선말고= 조작 사태 시인 직후엔 대다수 여론이 “당원 한 명의 단독 범행이 말이 되냐”는 분위기였지만, 최근엔 다소 누그러진 것 같아요. 그러나 5월 8일 이유미씨가 카카오톡으로 이준서 전 최고위원에게 “사실대로 말하자”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이 전 최고위원이 갑자기 바이버로 대화창을 옮겨 이씨를 위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아직 속단하기 이르긴 하죠. 이 전 최고위원이 5월 8일 무렵에는 이씨의 조작 사실을 알았던 것으로 확인된다면, 자연히 이후 수사는 6월 25일 조작 경위를 처음 인지하게 됐다는 당 지도부의 주장을 검증하는 수순으로 갈 수 있거든요.
불청=앞으로 국민의당 미래는 어떻게 보는지.
구공탄=검찰 수사 결과 등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 때까지 당이 존속될 수 있을까 하는 비관론도 적지 않아요. 이 바람에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에 밀렸던 민주당 호남지역 원외위원장들은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대선말고=이번 사태로 3당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부터 자신하기 어렵다는 분위기. 여당과 각 세우기가 어려워 이번 추경안 처리 협조처럼 자연히 원내 교섭력이 떨어질 것이고, 결국은 정치적 존재감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거죠. 지방선거를 1년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기초의원과 호남 당원의 대규모 탈당이 현실화한다면 국민의당발(發) 정계개편이 시작되겠죠. 물론 이씨의 단독 범행이라는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온다면 어렵지만 기사회생을 노려볼 수 있을 거고요.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