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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가장 다재 다능한 SUV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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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 역사상 가장 다재다능한 SUV.’ 이달부터 국내 출시에 들어간 올 뉴 디스커버리를 광고하는 문구다. 8년 만에 완전 변경된 모델로 돌아온 디스커버리는 거침없는 오프로드 성능에, 편안한 주행감각, 최첨단 편의기능, 넉넉한 공간 등을 고루 갖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가 지난달 27일 마련한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디스커버리를 만났다.
외관은 오프로드 기존의 다소 각진 기존 모습을 벗어버리고, 둥그스름한 곡선에, 앞쪽으로 기운 듯한 형태여서 세련미뿐만 아니라 속도감도 풍겼다. 헤드램프는 LED의 장점을 살려 좌우로 가늘게 빚어 전체적으로 날카로운 이미지를 줬다. 89년 출시돼 전 세계 120만대 이상 판매된 밀리언셀러 차량인데도, 과감히 최근 트렌드에 순응한 것이다. 반면 옆 모습은 뒷지붕이 솟아 있는 루프라인을 28년 전 첫 모델을 출시할 때 모습을 유지했다.
실내는 넉넉한 공간 확보로 패밀리카로 이용하기 적합했다. 좌석은 7인승ㆍ3열 구조였는데, 뒷좌석으로 갈수록 높아지는 계단식 형태여서 2, 3열에서도 전방 시야 확보가 가능하다. 특히 구색 맞추기에 불과 경우가 많은 3열에도 신장 190cm인 성인이 앉아도 될 만큼 충분한 헤드룸을 갖춰 공간의 부족함이 없었다.
시승은 차량 성능 테스트를 위해 제작한 인공구조물과 경기 유명산 일대에 마련된 비포장도로 등에서 이뤄져 어느 정도 성능을 엿볼 수 있었다. 오프로드 강자답게 극한 상황을 즐길 강인한 힘(최고출력 258마력ㆍ최대토크 61.2㎏ㆍm/rpm)과, 노면에 따라 주행감이 바뀌는 스마트함을 고루 갖췄다는 걸 쉽게 느낄 수 있었다. 주행 탄력 없이도 40도에 이르는 경사면을 거침없이 오르고 내리막에선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고도 안정적인 속도(시속 2~30km 설정가능)로 내려올 수 있도록 ‘전지형 포로그레스 컨트롤’이 제어해줬다. 또 미리 바닥에 미끄로운 롤바를 설치해 눈길을 연출한 구간에서도 흐트러짐 없이 안정적으로 빠져나왔다. 주행모드를 오프로드에 맞춰 일반, 자갈 및 눈, 진흙, 모래, 바위 등 5가지로 구성한 덕분이다. 오프로드를 처음으로 즐기는 운전자라고 해도 차량이 스스로 제어해줘 전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서스펜션은 주행모드에 따라 반발압력을 조성해주는 에어 서스펜션을 채택해 안락한 주행감과 함께 차체를 최대 7.5㎝까지 높일 수 있어, 90㎝ 깊이의 웅덩이 주행도 무리 없이 수행했다.
이번 모델부터 바디를 프레임이 아닌 일반 승용차에 주로 쓰는 모노코크를 적용해 극단적인 오프로드 환경에선 차체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했던 우려도 기우에 불과했다. 바퀴 한 짝이 허공에 들리도록 노면을 좌우로 울퉁불퉁하게 조성해놓은 구간에서도 균형을 잘 유지했고, 극단적인 코너 주행에서도 세단 못지않은 승차감을 보인 것만 봐도 그렇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관계자는 “차체의 85%를 알루미늄으로 제작한 데다, 곳곳에 마그네슘 크로스 빔을 적용하고 접합부위 최소화하는 식의 고난도 기술 적용으로 강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1억원에 이르는 가격이 부담스럽지만 도심 출퇴근에 적합한 세련미를 갖추고 있고, 산과 강 등 오프로드에 최적화된 주행성능에, 넉넉한 공간으로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떠나기에 부족함 없는 팔방미인 차량인 것만은 분명하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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