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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은 뭐고 클래식은 뭐야?' 헷갈리는 골프 대회 명칭 구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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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린재킷을 입은 조던 스피스/사진=스피스 페이스북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2승을 거둔 잉글랜드 출신의 베테랑 골퍼 이언 폴터(41)는 과거 언론과 인터뷰에서 '디 오픈'을 '브리티시 오픈'이라고 했다가 영국 내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적이 있다. 그가 서둘러 "미안하다. 디 오픈이 맞다"고 공개 사과를 해야 했을 만큼 영국인들은 디 오픈이라는 명칭에 상당한 애착을 지니고 있다.
일반적으로 디 오픈보다는 브리티시 오픈이 널리 통용되는 시대를 살지만 영국인들이 디 오픈을 고집하는 이유는 그들의 자존심과 연결이 된다. 골프 발상지로써 최초이자 최고 권위의 오픈 대회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다.
오픈 대회는 프로는 물론 아마추어까지 광범위하게 출전할 수 있다. 1860년 영국에서 열린 브리티시 오픈이 최초다. 첫 대회 때는 8명의 프로만이 출전했고 이듬해 아마추어 선수에게 문호를 개방하면서 디 오픈이라는 이름을 썼다. 당시 유일의 오픈 대회여서 다른 이름을 붙일 필요가 없었고 이것이 그대로 내려오고 있다. 영국인들은 이런 역사와 전통에 자부심을 느끼고 지키고자 한다.
21세기의 골프는 각종 프로 대회들로 넘쳐난다. 오픈 대회부터 챌린지, 클래식, 토너먼트, 챔피언십, 마스터스, 인비테이셔널, 프로암, 매치 플레이 등이 혼재해 있다. 골프 전문가가 아니면 헷갈릴 만큼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는 대회 명칭은 출전 자격과 기준, 경기 방식 등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등급이 매겨진다.
오픈 대회는 모두에게 참가 기회를 주어지지만 아마추어가 우승한 경우 우승 상금은 못 받게 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챔피언십은 프로들 중 최고를 가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선수권 대회라고도 하는데 아마추어는 참가 자격이 없고 우승자에게는 5년간 투어 시드가 제공되는 등 돌아가는 혜택이 크다. 또 챔피언 혹은 선수권자라는 타이틀 때문에 선수들의 동기부여와 의욕이 남다르다.
클래식은 대회 성격에 따라 명칭이 붙여지는 케이스다. 전통과 권위를 추구한다는 의미로 프로 골퍼들만 참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특별한 형식은 없지만 대회의 품격이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쓰이는 명칭이다.
자격 조건이 가장 까다로운 대회는 마스터스다. 말 그대로 명인들만 출전할 수 있다. 대표적인 PGA 마스터스는 1934년 처음 개최됐고 총 19가지의 조건을 기준으로 정해둘 정도로 출전 자격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인비테이셔널은 초청대회다. 대회 주최 측에서 초청한 선수들로만 꾸려진다. 각자의 기준을 적용해 출전 자격을 주는 게 일반적이고 아마추어도 초청받으면 출전할 수 있다. 주최자가 있으면 유명 선수의 이름이 붙고 그렇지 않으면 주최사의 회사명을 쓴다.
이밖에 프로암(pro-am)이라는 명칭은 프로와 아마추어가 같은 조에서 플레이하는 방식을 말한다.
그러나 대회 명칭은 해를 거듭할수록 그 의미와 경계선이 희미해져가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 대회의 상황이 좋은 예다. 한국에서는 정형화된 규정보다는 스폰서가 원하는 방향대로 최대한 명칭 권한을 부여하는 편이다.
다채로운 명칭으로 많은 투어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관계자는 "일반적인 규칙은 있지만 특별하게 규정화를 시켜서 꼭 이렇게 해야 된다는 건 없다"며 "스폰서가 원하면 명칭은 언제든지 바꿀 수가 있도록 하는 편이다. 보통 아마추어도 출전하면 오픈이라고 하고 전통 있는 대회는 아마추어도 출전은 하지만 클래식을 붙여준다. 클래식의 경우 아마추어가 나오고 안 나오고의 개념보다는 전통 있고 권위 있는 걸 나타내는 것이다. 스폰서가 챔피언십 느낌의 대회를 하겠다고 하면 붙일 수 있는 거고 자기 콘셉트에 따라 스폰서가 잡아가기 나름이다. 협회가 규정을 놓고 '뭘 해라'는 식의 그런 건 없다"고 설명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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