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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약한 ‘트럼프 악수’는 없었다

입력
2017.06.3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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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상견례 및 만찬에서 모두 다섯 번에 걸쳐 공개적으로 악수를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상견례 및 만찬에서 모두 다섯 번에 걸쳐 공개적으로 악수를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고약하기로 소문난 ‘악수 외교’를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활용하지 않았다. 백악관에 도착한 직후 4초 가량의 첫 악수에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서로의 팔과 어깨를 감싸며 다정한 장면을 연출했다. 이어진 리셉션ㆍ환영만찬까지 두 정상은 다섯 차례 서로의 눈을 응시하며 손을 맞잡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돌출행동은 없었다.

문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의 백악관 현관 앞에서 차량에서 내리자 마중 나와 있던 트럼프 대통령이 곧장 손을 내밀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왼손을 문 대통령의 어깨에 올리자, 문 대통령은 왼손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쪽 팔꿈치 부분을 감쌌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2월 트럼프 대통령의 만났을 때와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지만, 왼팔로 어깨를 감싸 트뤼도 총리를 잡아당기려 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나쁜 버릇은 나오지 않았다. 악수하는 동안 양 정상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현관을 들어서 기념촬영을 위해 다시 손을 맞잡았다. 환영만찬에 앞서 외교접견실에서 열린 10분간의 리셉션에도 두 정상은 선 채로 다시 악수했다. 자리를 옮겨 만찬장에 앉자 트럼프 대통령은 또다시 문 대통령에게 손을 내밀었다. 2시간 5분간 이어진 환영 만찬 행사를 마치고 양 정상이 헤어질 때도 악수를 했다. 양 정상이 얼마나 세게 손을 잡았던지 손 바닥이 하얗게 변한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하지만 악수하는 동안 문 대통령은 시종일관 환하게 웃었고,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을 내내 눈을 맞추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악명 높은 ‘트럼프 악수’는 찾아볼 수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미ㆍ일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하면서 손등을 쓰다듬거나 힘을 줘 끌어당기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손을 빼려다 못한 아베 총리는 악수를 푼 뒤 당황한 표정으로 한숨을 짓기도 했다. 3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백악관 정상회담에서는 취재진의 악수 요청에 메르켈 총리가 “악수 할까요”라고 청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끝까지 못들은 채 하며 시선마저 외면했다.

반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만남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힘을 쓰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악수한 손을 강하게 아래위로 흔든 뒤 손을 빼려 했지만, 마크롱 대통령이 손을 다시 꽉 쥐며 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황해 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방송 전파를 탔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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