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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대국 일본, 아동 7명중 1명은 빈곤상태

입력
2017.06.2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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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의 한 거리에서 보육사들이 아이들을 손수레에 태운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 도쿄의 한 거리에서 보육사들이 아이들을 손수레에 태운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아빠 없이 안정된 급여로 일하기 좋은 직장을 구하긴 어렵습니다. 생활이 너무 힘들어 부업을 찾고 있지만 살기가 참 어렵네요.”

일본 도쿄에서 고교 2년생인 딸과 둘이 사는 한 여성(46)은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받는 월급이 10만엔(100만원)이다. 이혼한 전 남편이 보내는 양육비, 정부로부터 받는 최대 4만2,000엔의 아동부양수당을 더해도 17만엔 수준에 그친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이 같은 사례를 소개하며 부모 한 명과 사는 ‘한부모 가정’의 빈곤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경제대국 일본에서 아동 7명 중 1명은 빈곤 상태에 놓여 있다. 후생노동성이 28일 발표한 2016년 국민생활기초조사(2015년 기준) 결과 일본의 아동빈곤율은 13.9%로 나타났다. 특히 한부모 가정의 빈곤율은 절반인 50.8%에 달한다. 빈곤율 조사에서 빈곤층은 모든 가구를 소득 순서대로 줄을 세웠을 때 중간에 있는 가구의 소득, 즉 ‘중위소득’의 절반(50%)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여기서 18세 미만이 속한 가구를 대상으로 하면 아동빈곤율이 되는 것이다.

이번 결과는 2012년 조사 때보다 아동빈곤율이 2.4% 낮아져 개선된 결과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3.2%을 웃도는 것은 물론, 덴마크(2.7%)나 한국(7.1%) 등과 비교해도 36개국 중 24위에 그치고 있다.

일본에선 20년간 지속된 경기하락으로 저임금 계약직이 급증한데다 이들 일자리 중 상당수는 여성근로자로 채워졌다. 일본 당국도 아이가 있는 가정의 지속적인 수입감소가 아동빈곤율을 높이는데 기여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는 일본사회가 ‘격차문제(양극화 현상)’에 그만큼 관심이 적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 시민단체가 “아베노믹스의 성장 전략이 사회취약계층이나 저소득층에겐 아무것도 가져다 준 게 없다는 증거”라고 비판하는 이유다. 후생성 조사에 따르면 미혼모나 이혼으로 홀로 아이를 키우는 여성 중 ‘저축이 없다’는 비율이 37.6%, 빚이 있는 경우는 28%였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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