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 경영학] ‘펭귄의 제국’에서는 지갑이 쉽게 열린다.

입력
2017.06.23 17:00
수정
2017.06.23 17:00

텐센트(Tencent Holdings)를 상징하는 캐릭터는 귀여운 펭귄이다. 그래서인지 텐센트의 플랫폼들로 만들어진 인터넷 세계는 가끔 ‘펭귄의 제국’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펭귄의 제국에서 중국인들은 온라인 대화는 물론, 게임과 영화, 쇼핑을 즐기고 이제는 소액결제까지 처리한다.

한때 중국 인터넷 시장의 패권을 놓고 경쟁하는 세 개의 기업들을 대표하는 단어로 ‘BAT’가 회자한 일이 있다. B는 중국 최대 검색사이트인 바이두(Baidu)이고, A는 중국 전자상거래의 최강자라 할 수 있는 알리바바(Alibaba)이며, T는 중국 SNS 생태계를 선점했던 텐센트이다. 그리고 이제 그 경쟁의 선두주자는 텐센트라는 점이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

중국 인터넷플랫폼 시장 제패를 향한 경쟁에서 텐센트가 선두에 설 수 있었던 건 사용자가 가장 많은 대화 플랫폼들을 선점했기 때문이다. 예들 들어 대표 플랫폼인 ‘위챗’은 9억명이라는 방대한 가입자를 보유한 중국 최대의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이다. 그러나 아무리 사용자의 수가 많은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이를 통해 돈을 버는 수익모델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기업은 ‘공짜서비스 제공자’ 이외에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바로 이 부분이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과 비교할 때 텐센트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알파벳이나 페이스북 등 미국의 SNS 기업들이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수익기반은 광고 수입이다. 전체 매출에서 사용자로부터 직접 벌어들이는 수익의 비중이 높지 않다는 뜻이다. 반면 텐센트의 경우 가장 중요한 수익기반은 게임이며, 그 외 아이템 및 콘텐츠 판매, 각종 수수료 등 사용자로부터 직접 받아들이는 수익의 비중이 상당히 높다. 이렇게 사용자를 모으고 그 사용자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돈을 받는 사업모델은 미국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도 모방하기 어려운 텐센트만의 독보적인 능력이다.

더욱 중요한 점은 ‘펭귄의 제국’의 사업모델이 계속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모바일 결제 등 금융서비스는 텐센트의 핵심 성장기반으로 자리 잡고 있다. 향후에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또 다른 수익모델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방대한 사용자를 끌어모으는 플랫폼뿐만 아니라 그들을 통해 돈을 벌어들이는 확실한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고, 그 사업모델을 경쟁자보다 앞서 발전시키니 ‘펭귄’이 지배하는 제국의 규모는 나날이 커질 수밖에 없다.

김도현 삼성증권 해외주식팀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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