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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북핵 해결, 중국 더 큰 역할 필요”

입력
2017.06.22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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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 사드 보복 철회도 요구

“北, 美 타격 ICBM 기술 곧 확보”

靑 “한미ㆍ한중 회담 의제 입장 표명”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미국 워싱턴 포스트(WP)와 인터뷰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미국 워싱턴 포스트(WP)와 인터뷰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북한 핵ㆍ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더 큰 역할을 강조했다. 아울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내달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로 한국 기업에 내려진 ‘모든 보복적 제재’ 철회를 요청할 뜻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진행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믿지만, 아직 구체적인 결과는 없다”며 중국의 보다 큰 역할을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북한의 유일한 우방이자, 북한에 가장 많은 경제적 지원을 해주는 국가”라면서 “중국의 협조가 없다면 대북 제재는 전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의 한국 기업에 대한 경제 보복을 거론하고 “내달 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그에 대한 시정을 요구할 것”이라며 “그 문제는 서로 피할 수 없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치ㆍ군사적 이슈를 경제ㆍ문화 교류와 연계한다면, 한중 간 우호관계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드 배치가 경제 분야 등 한중 관계의 장애물로 작용해선 안 된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미국을 향해서도 "북한이 '머지 않은 시기'에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핵 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배치할 기술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이슈를 계속 최우선 순위에 둔다면 한미가 북핵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내주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북한 핵ㆍ미사일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경각시키는 한편 해법 마련을 위한 양국 간 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북한이 ICBM을 시험 발사하거나 6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강한 제재가 부과돼야 한다"고 미국 정부와 동조하는 입장도 거듭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을 향한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이달 말과 내달 열리는 한미, 한중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수 있는 의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일 관계와 관련해서도 “만약 일본이 과거 역사를 되돌아보고 그러한 행동이 다시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결심을 보여줄 수 있다면, 한국뿐 아니라 많은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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