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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라, 사촌 장시호 비판하며 자신은 '입다물겠다' 편지"

입력
2017.06.21 16:26

검찰 '단순 수혜자' 넘어 적극 가담자로 판단해 구속영장 적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두번째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2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으로 출석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두번째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2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으로 출석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두 차례 구속 위기를 모면한 정유라(21)씨가 덴마크 구금 당시에도 외부인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 등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주변 인물들을 보호하려 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법원 등에 따르면 정씨는 올해 2월 무렵 국내의 한 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어머니, 박근혜 대통령 등이 다들 고생이 심해 제 탓 같아 죄송스럽다"면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입을 다무는 것뿐"이라고 적었다.

이어 "사촌의 행동에 모든 대통령님 지지자들께 고개를 들 낯이 없다"며 "어떤 행동으로든 정당화돼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고 썼다.

이는 국정농단의 핵심 인물이었다가 특검의 '조력자'로 돌아선 장시호(38)씨를 겨냥한 표현이다.

수사에 조력하는 장씨를 비난하고, 자신은 어머니인 최순실씨와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 입을 다물겠다고 다짐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이다.

정유라씨는 귀국을 전후해 줄곧 자신은 최순실씨가 자행한 국정농단을 알지 못하고, 상황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 체 혜택만 받은 '철부지' 이미지를 고수해 왔다.

검찰은 이런 편지 내용으로 미뤄 정씨가 최순실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관계와 국정농단 사건, 삼성그룹의 지원 전모를 상당 부분 알고 있으리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씨 측은 이 같은 내용이 큰 의미를 부여할 만한 정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전날 정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전화로 몇 차례 통화했다는 사실이 공개된 뒤에도 정씨 측은 "단순 안부 전화 차원"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법원은 전날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에 대해 "현시점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여전히 정씨가 중요한 수사 대상이라고 판단하는 검찰은 구속영장 기각 이후 수사 방향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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