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 원인을 ‘병사’에서 ‘외인사’로 바꾸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서울대병원에서 사망 원인을 바꾼 것은 설립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5년 11월14일 민중총궐기 투쟁대회에 참가한 백씨는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혼수상태에 빠졌던 그는 패혈증과 급성신부전 등의 합병증으로 지난해 9월25일 끝내 숨졌다. 당시 서울대병원은 백씨 사망 원인을 ‘병사’로 규정했지만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발생한 이 사고는 정치적 외압 논란에 휩싸이면서 숱한 사회적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결국 백씨 사망 원인을 ‘외인사’로 최종 변경한 서울대병원은 백씨 가족들에게 사과했지만 당초 밝혔던 ‘병사’ 결정 과정에선 여전히 “외압과는 무관하게 정상적인 절차에 따랐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감사를 앞둔 시점에 나온 서울대병원의 이번 태도 변화에 대한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고인(백씨)이 돌아가신 진상을 낱낱이 밝히겠다”고 공개한 바 있다. 이철성 경찰청장도 16일 고 백씨 유가족들에게 고개를 숙였지만 부정적인 여론은 여전하다. 갑작스럽게 뒤바뀐 백씨의 사망일기를 사진과 함께 되짚어봤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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