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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에 막힌 롯데의 꿈, 중국 대신 인니ㆍ베트남 진출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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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 롯데마트 1000개 세우자”
10년 공들인 원대한 야망 꺾여
베트남에 13개 점포 진출
5년 새 매출 2000억원 증가
“동남아 시장 진출 거점으로”
인도네시아에도 46개점 성업
“中 대신할 신성장 동력 기대”
“롯데마트 중국 진출은 단순히 외국에서 마트 몇 개 해보자는 게 아닙니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애초에 그렸던 큰 그림은 중국 전역에 1,000개의 롯데마트를 세우고, 그 점포들을 잇는 거대한 물류망을 완성하는 것이었죠. 대륙의 롯데 물류망을 통해 유통을 넘어 무한한 사업 확장을 기대했던 것인데….”
롯데 관계자가 최근 이같이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롯데의 꿈이 느닷없는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란 장애물과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그는 “10년간 적자를 감수하며 버티던 중국 롯데마트가 올해 처음 흑자가 기대됐었기에 아쉬움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롯데의 원대한 야망은 이제 그 무대를 동남아로 옮겨 계속된다. 현재 롯데마트는 인도네시아에 46개점, 베트남에 13개점이 진출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가 동남아시장의 거점으로 삼으려는 곳은 베트남이다. 인구 1억명에 이르고 전체 인구의 60%가 30대 이하로 잠재적 소비층이 두꺼운 나라다. 연평균 경제성장률도 세계평균의 2배인 6~7% 수준인데, 하노이와 호찌민 등 대도시의 경제성장률은 10%를 웃돌아 신흥 블루오션으로 손꼽힌다.
롯데마트는 2008년 12월 국내 유통업체 최초로 남호찌민점을 오픈하며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2010년 7월 호찌민시 푸토점, 2012년 11월 비엔화시에 동나이점, 2012년 12월 다낭시 다낭점 등을 비롯해 꾸준히 진출해 총 13개 점이 문을 열었다. 베트남 남부 호찌민에서 시작한 롯데마트가 중부 다낭을 거쳐 하노이 등 북부 지역까지 잇는 망을 구축해가고 있는 것이다. 롯데마트 베트남의 매출은 2011년 620억원에서 2016년 2,63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6,000만명으로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시장이다. 롯데마트는 2008년 ‘인도네시아 마크로(MAKRO)’의 도매형 매장 19개를 인수하며 국내 유통업체 최초로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2010년 자카르타 시내에 20호점이자 소매형 매장으론 처음인 간다리아시티점을 오픈했고, 지속적으로 점포를 늘려 현재 총 46개의 점포망을 구축했다. 롯데마트 인도네시아 매출은 2011년 8,810억원에서 2015년 1조150억원으로 늘어났다.
인도네시아의 마트는 도매와 소매가 확연히 구분된다. 자카르타 등 대도시의 경우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한국식 소매형 매장이 활성화된 반면, 지방의 경우 대부분 지역 업자를 상대하는 창고형 도매 매장이 운영된다. 지역의 상인들이 도매매장에서 물건을 떼다 섬이나 마을로 가져가 다시 판매하는 유통구조가 보편화됐기 때문이다. 롯데마트는 이런 특성에 맞춰 지역엔 도매 매장을 세우고, 주요 도시엔 소매형 매장을 출점하고 있다. 롯데마트 인도네시아 주재원인 이재영 개발팀장은 “인도네시아 전역을 아우르는 물류망을 구축하는 게 목표”라며 “새로 길이 뚫리는 곳 중심으로 거점 도매 매장을 진출하려 한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많은 유통업체들이 ‘포스트 차이나’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며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중국을 대신할 수 있는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글ㆍ사진 이성원 선임기자 sung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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