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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가 없어요” 농가 ‘발 동동’… 가격은 2~3배 껑충

입력
2017.06.12 16:14
제주도와 전북 군산,경남 고성,양산 등에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12일 경북 포항시가 북구 기계면 내단리 한 산란계 농장에서 농장주가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차단방역을 하고 있다. 현재 경북 지역에는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 신고는 없다. 뉴스1
제주도와 전북 군산,경남 고성,양산 등에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12일 경북 포항시가 북구 기계면 내단리 한 산란계 농장에서 농장주가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차단방역을 하고 있다. 현재 경북 지역에는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 신고는 없다. 뉴스1

“병아리 구하기가 너무 어렵네요.”

오는 19일 6개월 만에 닭 사육 재개를 위해 병아리 4만 마리를 계사에 넣을 예정인 경기 이천시 설성면 산란계 농장주 A씨.

그의 농장은 지난해 11월 25일 이천에서 가장 먼저 AI가 발생했던 곳이다. 당시 그는 키우던 산란계 16만 마리를 땅에 묻었다.

하지만 청소검사 등 닭 재 사육을 위한 준비를 완벽히 마쳤지만 이번에 넣는 병아리는 4만 마리 뿐이다. 병아리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그래도 자신은 운이 좋은 편이라고 했다. 거래처가 전국 병아리 공급량의 30%를 차지하는 대규모 농장이라 어렵사리 4만 마리라도 구입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AI에 직격탄을 맞았던 종계 농장과 거래하던 산란계 농장은 병아리를 구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AI 피해를 입었던 양계 농가들이 닭 재 사육에 필요한 병아리를 구하지 못해 발만 구르고 있다.

전국에서 3300여만 마리의 닭이 살처분 돼 수요는 폭증한 반면, 종계 농가 상당수도 AI 피해를 입어 공급은 과거에 비해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35농가의 닭과 메추리 등 가금류 268만 마리를 매몰 처리했던 경기 이천시의 경우 AI 발생 6개월이 지난 6월 12일 현재 병아리와 메추리를 재입식한 곳은 5농가 뿐이다.

2농가에서 메추리 20만 마리를 입식한 것을 제외하면 병아리 재입식 마릿수는 3농가 10만 마리에 불과하다.

8농가에서 82만 마리가 살처분된 인근 용인시에서는 1개 농가가 10만 마리를 재입식했다. 산란계 20만 마리를 사육하던 이 농장은 병아리 대신 70일 가량 성장한 중추 닭을 구입했다.

15농가에서 221만 마리를 살처분했던 여주시에서는 6농가에서 50만 마리를 입식해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41농가에서 293만마리를 매몰했던 안성시, 41농가에서 273만5000마리를 살처분했던 포천시 등 지난해 AI 피해를 입었던 경기도 지자체 대부분의 상황도 이천·용인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발생한 AI로 경기도에서는 12개 시ㆍ군 202농가에서 전체 가금류 사육두수의 3분의 1이자 전국 AI 매몰 가금류(3319만7400마리)의 47.4%인 1573만여 마리의 닭과 오리, 메추리 등이 매몰됐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지면서 병아리와 중추 닭의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병아리는 1000원에서 2300~2500원, 중추 닭은 4000~5000원에서 1만원~1만2000원 가량으로 가격이 2~3배 올랐다.

이천 양계농장주 A씨는 “병아리 가격이 오른 것도 농가에는 부담이 되지만 공급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공급을 못해 주다보니 종계농장에서는 거래처가 아닌 곳에서 연락이 올 경우 아예 전화조차 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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