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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pe(희망)와 direction(명령)’ 코미 증언 진실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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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 트럼프 독대 자리서 들은
‘플린 놓아주기를 희망한다’ 발언
“해달라는 것 아니냐” 증언서 반문
국장자리 거래 여부도 중요 대목
세션스 법무장관 내주 상원 출석
코미 해임 과정 밝혀 줄지 주목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8일(현지시간) 상원 청문회에서 ‘러시아 스캔들’ 핵심 인물인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 중단 요구를 거부해 해임됐다고 주장했다. FBI가 혼란에 빠져 자신을 해고했다는 트럼프 행정부가 거짓말을 퍼뜨리고 있다고도 했다. 이에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수석부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거짓말쟁이가 아니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며 코미 전 국장을 오히려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였다.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코미 청문회는 이제 양측의 진실공방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쟁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 중단 외압을 행사했는지와 이를 미끼로 코미 전 국장의 자리 보존을 거래하려 했느냐 여부다. 청문회에서 코미 전 국장은 특히 외압 행사 대목을 확신에 찬 어조로 증언했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14일 독대에서 “플린을 놓아주기를 희망(hope)한다”고 한 발언에 대해, 이를 ‘명령(direction)’으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이 ‘희망한다’고 하는 건 그걸 해달라는 것 아니냐”고도 반문했다. 실제로 수사 중단이 대통령의 명령이었다면 사법방해로 탄핵 사유가 될 수 있어, 이 부분은 코미 전 국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한 치 물러설 수 없는 중요한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인인 마크 카소위츠가 즉각 “대통령은 공식이든, 실질적이든 코미에게 수사를 중단하라고 지시하거나 제안한 적이 결코 없다”고 반박 성명을 낸 이유도 그래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충성이 필요하다. 충성을 기대(expect)한다”(1월 27일)고 했다는 발언도 시빗거리다. 정치적 독립성을 최고 가치로 삼는 FBI에 대한 압박이자 위협으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 코미 전 국장은 이때문에 청문회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나와 FBI를 공개적으로 모욕했다”고 격하게 반발했다. 반면 카소위츠는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대통령은 충성이 필요하거나 기대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물증 여부도 관심사다. 지난달 코미 전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임청탁을 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 대화를 담은 녹음(테이프)가 없기를 바라야 할 것”이라며 독대 내용을 외부에 흘리는 코미 전 국장 측을 압박했지만, 코미 전 국장은 청문회에서 오히려 “정말로(lordy) 테이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자신만만해 했다. 물증이 제시되지 않는 한 진실 여부는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할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손에 달려 있다. 수사 결과에 따라 어느 쪽이든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셈이다.
다음 주 상원에 출석하게 될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의 발언에도 관심이 쏠린다. 말을 바꾸긴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코미 전 국장을 해임했을 당시 “세션스 장관 제안이었다”고 한만큼, 코미 전 국장에 대한 해임 결정 과정의 전말을 밝혀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의 증언 이후 이어오던 침묵을 깨고 10일 트위터를 통해 “코미는 정보유출자”라며 자신과의 대화 내용을 기록한 메모를 언론에 유출한 부분을 문제 삼았다. 또 “너무나 많은 가짜 주장과 거짓말에도 (내가) 완전하고 완벽하게 해명이 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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