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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진영, 청문회 앞두고 철저한 반격 준비

입력
2017.06.0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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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청문회 보며 ‘폭풍 트윗’ 날릴듯

코미 전 FBI 국장의 청문회가 임박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일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코미 전 FBI 국장의 청문회가 임박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일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청문회가 임박하면서 트럼프 대통령 진영이 반박 전략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러시아 스캔들’ 수사 핵심 인물인 코미가 ‘폭탄 발언’을 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청문회 당일(8일)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반응을 내놓을 가능성도 높다. 미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측은 코미 국장을 ‘신뢰하지 못할 인물’로 몰아붙인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이메일 수사와 관련한 의회 증언 등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코미는 지난해 7월 클린턴 당시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을 극도로 부주의하게 관리했다”면서도 불기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친(親) 트럼프 단체인 ‘위대한 미국 동맹’도 청문회 당일 코미를 공격하는 TV 광고를 준비하고 있다. ‘쇼 보트(과시)’라는 30초짜리 광고는 “지난해 테러가 급증했는데도 코미가 대선 개입에 몰두했다”는 식으로 코미를 몰아붙인다는 내용이다. 공화당 전국위원회 (RNC)도 코미 증언에 반박할 대응팀을 꾸렸다. 코미가 트럼프 대통령에 불리한 발언을 할 경우 보수 성향 TV 채널을 통해 즉각 반론을 펴겠다는 전략이다.

최대 관심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대응할지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청문회 당일 대통령은 국정 어젠다에 집중하느라 매우 바쁜 날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낮 12시30분과 오후 3시30분 일정 2개만 공개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청문회를 지켜보다가 불리할 경우 반박 트위터 글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의 오랜 지인인 로저 스톤은 WP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미국 정치 역사에서 가장 반격을 잘하는 싸움꾼(counterpuncher)”이라며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청문회 전날인 7일 아침 트위터를 통해 신임 FBI 국장으로 조지 W. 부시 정부 때 법무부 형사국 담당 차관보를 지낸 변호사 크리스토퍼 레이를 임명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레이를 “흠 잡을 데 없는 자격을 갖춘 인물”이라고 소개하며 코미 전 국장의 ‘자질 문제’를 에둘러 겨냥하는 한편 자세한 소개 없이 개인 계정 트윗 한 개로 인사 발표를 마무리하는 ‘마이 웨이’ 소통을 유지했다.

레이 전 차관보는 2004년 당시 법무장관이던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부장관이던 코미 전 국장과 함께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 국내 감청 권한을 연장하려는 부시 대통령의 시도에 반발한 인물이라 ‘중립적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주지사가 자신의 재선을 지지하지 않은 시장을 골탕먹이기 위해 다리를 일부러 차단해 교통체증을 유발했다는 ‘브리지게이트’ 재판 때 크리스티 주지사를 변호한 경력이 있어 도덕성 논란도 뒤따를 전망이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임 FBI국장으로 지명한 크리스토퍼 레이 전 법무부 차관보.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임 FBI국장으로 지명한 크리스토퍼 레이 전 법무부 차관보.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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